서서히 시력 앗아가는 녹내장… 문제는 ‘높아진 안압’

[정희원 기자] 녹내장은 조용히, 서서히 시력을 앗아가는 실명 질환중 하나다. 이는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에 속한다.

 

녹내장 환자는 현재 1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녹내장 환자수는 최근 5년 사이 30% 급증했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되며 시야가 좁아지는 안질환이다. 시신경은 눈에서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한다. 하지만 이같은 역할을 하는 시신경이 손상되면 특징적인 형태학적 변화와 시야 결손을 유발한다. 무엇보다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질환을 놓치기 쉽다. 말기에는 시력을 상실할 수 있어, 주기적인 안과검진으로 눈 건강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40세 이상이거나, 녹내장 가족력이 있고, 고도근시이거나, 당뇨병·고혈압·동맥경화증 등 심혈관질환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녹내장을 각별히 주의하고 정기검진을 받아야한다.

 

녹내장을 일으키는 주요인은 ‘높은 안압’이다. △안압상승 △시신경으로 이어지는 혈액순환장애 △당뇨병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 중 안압 상승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안압이 올라가면 시신경이 압박을 받아 약해지기 때문이다.

 

박형주 강남푸른안과 대표원장은 “안압이 상승하며 시신경이 손상되면 물체가 흐려지고, 빛번짐이 나타나는 등 시야에 이상이 생기고, 눈과 머리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며 “다만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자각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녹내장이 진행될수록 앞이 잘 보이지 않다가 모든 시야가 어두워지면서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단, 모든 녹내장이 안압상승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안압을 가진 사람도 녹내장을 앓을 수 있다. 이를 ‘정상 안압 녹내장’이라고 한다. 정상 안압 녹내장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인해 혈류에 문제가 생기는 현상이다. 녹내장에 혈류 이상이 동반 되면 진행 속도가 빠르고 실명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현재까지 녹내장은 약해진 시신경을 복구할 수 없어 완치가 어려운 질환으로 꼽힌다. 이렇다보니 증상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안압을 조절하는 게 주로 쓰인다.

 

우선 안약으로 안압을 낮추고, 약물치료만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레이저치료나 수술로 물리적인 변형을 가해 안압을 조절한다. 최근에는 ‘고주파 섬유주 절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방수 출구인 섬유주를 넓혀주는 원리로 안압 하강 효과가 있어 수술 후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

 

박형주 원장은 수술 후 정기검진과 생활 속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박 원장은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아 눈 건강상태를 체크해야 한다”며 “수술 후에도 안심하지 말고 철저한 관리에 나서야 소중한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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