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 투자…"金·리츠 늘리고 채권 줄여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1일 올해 하반기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뉴시스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에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금리인상을 예고하면서 새로운 투자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금리상승기에 채권투자 비중을 줄이고 금이나 리츠, 상장지수펀드(ETF) 등 실물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담을 것을 권장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올해 하반기(7~12월) 추진할 역점 사항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꼽는 등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내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 투표권을 갖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도 “내년 말부터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2023년 금리 인상을 예고한 지난주 FOMC 점도표 결과보다 앞당겨졌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에 맞는 새로운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채권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더라도 1년 미만 단기채나 3년 미만 중기채 위주로 담을 것을 권했다.

 

채권 대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금’과 ‘리츠(REITs)’ 등 실물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담으라고 강조했다. 특히 금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10년 만기 국고채금리가 하락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서 실질금리가 하락해 금값을 상승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와 안전자산의 성격을 갖고 있어 자산의 일정 부분을 투자하는 것이 좋다”며 “경제 정상화의 효과로 최근 들어 글로벌 부동산 리츠의 수익율도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가격에 역방향으로 투자해 수익을 내는 ‘인버스 ETF’에 대한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 다만 국내 상장 채권 인버스 ETF의 경우 거래량이 작아 유동성이 떨어지는 만큼,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에 따른 수익률 하락 등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이경민 미래에셋증권 갤러리아WM 전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다면 K(코리아)브랜드를 대표하는 산업군 중 미디어 콘텐츠 등에 대한 장기 투자, 분할 매수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금융주 ETF(상장지수펀드)도 대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를 할 경우 화학, 건설, 금융주 등 경기 회복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볼 수 있는 경기민감 가치주가 상승 여력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고배당주를 중심으로 한 펀드나 ETF에 투자하면 물가 상승에 대한 대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테이퍼링이나 금리 인상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기에 포트폴리오를 급하게 변경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테이퍼링은 이르면 2022년 초에 시작될 수 있다. 금리인상 또한 2023년에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자산 중 높은 수익을 달성한 자산의 일부분은 안전한 자산으로 이전하는 것도 대안 중 하나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올해 9월에 2022년 초 테이퍼링 개시를 시사하는 윤곽을 제시할 것으로 본다”며 “또 연준의 첫 번째 금리인상에 대한 전망을 기존 2023년 말에서 2023년 상반기 말로 변경한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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