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40조원 투자 발표한 美스텔란티스 파트너 될까

스텔란티스 로고. 이미지=뉴시스

[김진희 기자] 글로벌 4위의 자동차 회사인 스텔란티스가 전기차 양산에 우리 돈으로 약 4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힌 가운데 배터리 협력 파트너로 삼성SDI가 거론되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텔란티스의 북미 합작사 설립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파트너로는 삼성SDI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텔란티스는 미국의 GM·포드 등에 이은 세계 4위의 완성차 메이커다. 지난 8일(현지시간)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화상으로 진행된 ‘EV(전기차) 데이 2021’에서 2025년까지 전기차 개발·양산에 300억 유로(약 40조8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오는 2030년까지 유럽 내 판매 차량의 70% 이상, 미국에서는 승용차 및 픽업트럭용 LEV(소형전기차) 40% 이상을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등과 같은 친환경 차량으로 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지프, 시트로엥, 닷지, 마세라티, 램, 오펠 등 스텔란티스가 보유한 14개 자동차 브랜드 모두 전기차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특히 이목을 끈 것은 배터리 투자 부문이다. 전기차의 핵심으로 불리는 배터리에 스텔란티스는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배터리 업체와의 합작 형태로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3개국과 북미에 총 5개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는 구상이다.

 

 스텔란티스는 2025년까지 130GWh 이상, 2030년까지 260GWh 이상 물량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및 부품 수요는 유럽과 북미의 총 5개의 ‘기가 팩토리’를 통해 수급할 계획이며, 이미 공급에 관한 파트너십 계약을 완료했다.

 

 외신에 따르면 북미 공장 건설의 파트너사 협상이 막바지 단계이며, 삼성SDI가 참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만일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와 손잡게 된다면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미국의 대형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 공장을 갖게 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미국에 2개의 합작사를 건립 중이며,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 포드와 합작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미국의 전기차 시장 확대가 급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미국 내 사업장이 없는 삼성SDI 입장에선 절호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합작사가 설립된다면 해외 공장 건립에 소요되는 투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안정적인 물량 확보도 가능하다. 때문에 삼성SDI 임원들이 최근 스텔란티스와 긴밀하게 접촉하며 배터리 물량 수주와 합작사 설립에 관한 실무 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현재 스텔란티스그룹내 피아트 전기차 500e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협력사이기도 하다. 배터리 업계는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를 통해 스텔란티스의 미국 물량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미국 합작사인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푸조·시트로엥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PSA그룹 간 합병으로 올 1월 출범한 업체다. 작년 FCA-PSA 합산 실적 기준 연 생산량 870만대, 매출 1700억 유로(약 226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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