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바꾼 일상… 부동산계약에 명품구매까지

시장 규모 年 67.3%↑, 4년 뒤 46조원…산업계 전반으로 확산
프롭테크 접목해 전자계약 활성 기대…온라인 명품직구에 활용

블록체인은 부동산, 유통, 의료 등 산업 전 영역으로 확산되면서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블록체인’이 국내 산업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초창기엔 코인 등 가상화폐의 지급수단 정도로 여겨졌지만 점차 부동산, 금융, 유통, 의료 등 산업 전 영역으로 확산되면서 일상은 물론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 시장은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마켓앤마켓의 조사결과 지난해 30억 달러(3조5070억원)였던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 규모는 매년 67.3%씩 커져 오는 2025년 397억달러(46조409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블록체인은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여러 대의 컴퓨터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이다. 다수의 컴퓨터가 기록을 검증해 해킹을 막는다. 쉽게 말해 모든 네트워크상 참여자가 정보를 기록·보관·검증함으로써 은행 같은 공인된 중개자 없이 거래를 할 수 있는 일종의 공공장부다.

 

초창기엔 낮은 확장성과 느린 거래 속도, 분산화 시스템으로 인한 합의 도출 어려움 등이 단점으로 꼽혔지만 현재엔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부동산 부문에선 프롭테크와 접목해 비대면 매물 중개·계약 서비스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한 프롭테크 기업 관계자는 “한국은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 정도로 매우 높고, 자산 규모가 큰 만큼 거래 시 관련 데이터의 정확성과 신뢰도가 중요하다”며 “블록체인은 데이터의 위·변조를 막는 수단으로서 프롭테크 성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는 오는 10월 부동산 전자계약시스템인 ‘다방싸인’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방싸인은 가상현실(VR)과 블록체인 등을 활용해 부동산 매물 탐색, 중개, 계약을 온라인에서 구현한 것이다. 안전한 거래를 위해 계약 매물이 접수되면 부동산 공적장부를 사전에 확인하고, 타임스탬프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계약 문서의 위·변조 가능성을 차단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유통 부문에선 온라인 명품 구매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1조5957억원으로 전년대비 10.9% 성장했다. 온라인 소비에 익숙한 MZ세대가 명품 시장에 대거 유입된 결과다. 하지만 시장이 확대되면서 ‘짝퉁’으로 불리는 가품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같은 기간 온라인 위조 상품 신고 건수는 전년대비 150% 늘어난 1만6693건으로 급증했다.

 

이에 e커머스 업계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정품 보증 서비스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SG닷컴은 명품 디지털 보증서인 ‘SSG 개런티’ 서비스를 도입했다. 대체불가토큰(NFT,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소유권 등 고유 자산을 담아 발행한 토큰) 기술을 활용한 보증서를 스마트폰에 발급해준다.

 

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마존웹서비스(AWS)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보증서를 자사몰 에스아이빌리지에서 판매하는 명품을 대상으로 도입했으며, GS리테일은 블록체인 기반 명품직구 서비스 ‘GS가 구하다’를 론칭했다.

 

헬스케어 부문에선 블록체인 활용시 환자 진료기록 등 개인 의료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필요할 때 신속히 제공해 수술 등 의료행위에 소요되는 시간·비용을 줄이고 응급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IT 강국이라는데 블록체인만큼은 미국이나 중국, 유럽 주요 국가들에 비해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엔 블록체인 시장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정부, 자본을 가진 대기업, 전문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간 지원과 상생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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