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중·장년기에 이르면 점점 복용하는 약의 종류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당뇨병,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 및 관절통 등의 통증 등이 원인이다. 아무래도 젊은 시절부터 축적된 나쁜 생활습관이 만성질환을 일으키고, 노화로 인해 신체 여기저기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2021년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노인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84%가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 중 82.1%가 의사에게 처방받은 약을 3개월 이상 복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수록 약물은 늘어나는데, 정작 신체 약물 대사능력은 떨어진다. 이렇다보니 약물 복용 주의사항이나 약물 상호작용을 정확히 알고 복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국내 고령자의 약물 복용량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9년 기준 보건의료 질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만성적으로 5개 이상 약물을 복용하는 노인 비율이 OECD 7개국 중 가장 높다.
실제 약을 5개 이상 만성적으로 복용하는 75세 이상 국내 노인 비율은 70.2%였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우 주치의와 같은 전담 의사가 없어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년기 다수가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는데, 약물 중에는 동시에 복용해선 안 되는 약도 분명히 있다. 평소 복용하는 약 이외에도 약국에서 직접 약을 구입해 복용하는 경우 약물상호작용을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통증가실 일 없는 노년기에 주의해야 하는 약물 중 하나가 진통제다.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진통제로 이부프로펜·나프록센 등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아세트아미노펜 등을 꼽을 수 있다.
평소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다면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함께 먹지 않는 게 좋다. 이럴 경우 아스피린의 작용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메트포르민 성분의 당뇨약이나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를 병용하면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인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중장년층 이후 흔해지는 퇴행성 관절염 등으로 소염진통제를 과다복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럴 경우 신장에 무리를 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진통제를 기피하거나 통증을 참을 필요는 없다.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진통제를 먹을 때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약이 있는지, 즉 ‘약물 상호 작용’을 약사, 의사 등 의료전문가를 통해 확인하고 먹으면 된다.
일반적으로 심혈관질환·당뇨병·고혈압 등으로 인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약물과 상호작용이 보고되지 않은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 진통제를 1차 치료옵션으로 권고하고 있다. 쉽게 말해 ‘타이레놀’을 떠올리면 된다.
또 약물의 지속시간, 복용 편의성도 중요하다. 통증의 종류 등에 따라 같은 성분의 진통제라도 다른 ‘제형’을 택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우선 관절통, 근육통, 허리통증 등 지속적인 통증완화가 필요한 경우, 8시간 동안 긴 지속효과를 보이는 ‘서방정’을 택하는 게 유리하다. 서방정은 약 성분이 체내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이중 구조로 설계돼 체내에서 서서히 녹아, 최대 8시간까지 효과가 지속된다.
두통 등에 시달리는 경우 복용 즉시 녹기 시작해 15분 내 빠른 효과를 일으키는 ‘속방정’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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