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보폭 넓히는 카드사…중고거래·신용평가 '무한확장'

신한카드, 리셀 시장 MZ세대 공략…CB업 진출 나서
BC카드 데이터 기업화…카드사들, 마이데이터 활발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브그즈트 랩에서 진행된 업무 협약식에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왼쪽)과 이재후 번개장터 대표이사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신한카드 제공

[세계비즈=유은정 기자] 최근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대형 IT기업) 기업의 금융권 진출로 금융과 비금융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카드업계의 신사업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의 직불∙선불 지급, 후불 결제 등 업무만으로는 높은 디지털 기술과 막강한 판매 채널을 바탕으로 금융 업무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빅테크 기업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1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신사업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신한카드는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와 신규 사업모델 공동 개발을 위해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신한카드는 이 협약으로 성장하는 중고거래 시장에서 탄탄한 제휴 기반을 확보하고 새롭게 론칭한 ‘신한플레이(신한pLay)’와 연계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플랫폼 고객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카드는 연간 20조원 규모로 성장한 중고거래 시장과 차세대 주요 소비 계층으로 부상한 MZ(1980~1994년 출생인 밀레니얼 세대와 1995~2010년 출생인 Z세대를 아우르는 말) 세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번개장터와 제휴 협약을 추진했다.

 

뿐만 아니라 신한카드는 이달 초 SK텔레콤,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함께 국내 최초로 민간데이터댐 사업 브랜드인 ‘그랜데이터(GranData)’를 출시했다. 데이터댐은 데이터 수집∙가공∙거래∙활용 기반을 강화해 데이터 경제를 가속화하고 5세대 이동 통신(5G) 전국망을 통한 전 산업의 5G∙인공지능(AI) 융합을 확산시키기 위한 것이다.

 

또한 신한카드는 금융사로는 최초로 금융위원회로부터 개인사업자 CB(신용평가)업 본허가를 지난달 말 획득했다. CB는 개인신용 관련 정보를 토대로 신용도를 평가하는 기관이다. 앞으로 신한카드도 NICE, KCB 등 기업처럼 직접 신용등급을 매기며 이 신용등급은 개인이 신용카드를 발급받거나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을 때 활용될 수 있다.

 

BC카드는 데이터 기업으로 나아갈 것을 선언했다. BC카드는 최근 금융사 최초로 가명정보결합전문기관으로 지정받았다. 이는 서로 다른 개인정보처리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가명정보를 결합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기관이다. BC카드는 올해 안으로 결합전문기관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에는 KT그룹 내 데이터 결합 사업도 본격화해 나갈 예정이다. 

 

신종철 데이터결합사업TF장(전무)은 “현재 카드업계는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으로 BC카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종 데이터 간 결합과 개방 활성화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면서 “데이터 결합 기관 지정을 시작으로 BC카드가 데이터 기업으로 변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이데이터 사업도 대부분의 카드사가 사활을 거는 미래 먹거리 사업이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금융 정보를 관리하는 서비스로, 카드사는 이 사업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축적된 정보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고은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카드사는 지난 몇 년간 계속돼 온 카드 수수료 인하로 본원적인 수익이 감소하는데 빅테크 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새로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가 필요하다”며 “카드업계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기반으로 개인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맞춤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지출 계획까지 세워주는 맞춤 자산관리 서비스 외의 차별화된 서비스 구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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