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터뷰, 설명회, 쇼핑, 체험 등 오프라인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업들의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메타버스’가 있다. 가공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쳐진 메타버스는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3차원의 가상세계를 말한다.
기업들은 오프라인 행사를 메타버스 개최로 대체하는가 하면, 메타버스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상 모델을 개발하는 등 그 활용법이 무궁무진하게 확장 중이다.
20일 산업계에 따르면 메타버스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 활용 마케팅 중 가장 활성화된 것은 설명회다. 취업 설명회를 비롯해 신입사원 연수, 특강 등이 대표적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일찌감치 지난 8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활용해 제15기 SMART 홍보대사 대상 취업 특강 및 멘토링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LS그룹, BGF리테일, GS리테일, 세븐일레븐, 아워홈, 롯데건설 등 각 분야의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활용한 채용 이벤트를 개최했다.
메타버스로 현장 투어를 대체하는 움직임도 있다. 수제맥주 스타트업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최근 국내 최초 메타버스 브루어리 투어를 진행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 ‘이천 브루어리’를 그대로 구현해 맥주가 생산되는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실제 브루어리 투어가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 투어를 마련함으로써 거리두기 제약을 타파한 것이다. 마치 게임 속 모습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메타버스 속 브루어리는 공정 단계마다 팝업 형식으로 실제 공장 동영상과 사진을 더해 현장감을 높였다.
온라인몰에 재미있는 메타버스 요소를 접목시킨 홍보관도 등장했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은 최근 열흘 간 인천관광공사·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메타버스 상에서 ‘인천 트래블 마켓’을 운영했다. 마켓은 그랜드 하얏트 인천을 비롯해 파라다이스시티, 제주항공, 에어서울 등 숙박·여행 상품·관광 기념품 업체 40여 곳의 부스로 꾸며졌다.
고객이 홈페이지에 접속, 아바타를 선택하면 메타버스 마켓으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여행과 관련된 상품들을 한데 모아놓아, 고객이 간편하게 비교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체험’이 핵심이 되는 테마파크도 메타버스 안으로 들어온다. 지난 13일 글로벌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국내 최초의 ‘키즈 메타버스’ 개발에 착수했다. 어린이들이 다양한 직업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꾸며진 키자니아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동반입장 인원수와 시간을 제한해 운영 중이다. 이번 키즈 메타버스가 완성된다면 아이들이 직접 고른 아바타 캐릭터로, 시공간의 제약없이 직업 체험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메타버스 공간뿐만 아니라 관련 기술을 활용한 사업도 확대되는 추세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9월 자체 전문 인력을 통해 가상 모델 ‘루시’를 개발했다. 올해 2월부터 SNS상에서 본격 활동을 시작한 루시는 현재 팔로워 수만 4만1000명이 넘는다.
29살의 디자인연구원이자 패션모델이라는 설정의 루시는 자신의 SNS에서 다양한 브랜드 상품을 홍보하기도 하고, 콜라보 제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롯데 홈쇼핑은 인공지능 기반 음성 표현 기술을 적용해 루시를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고도화하고, 가상 상담원 및 쇼호스트 등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460억 달러(약 54조원)이며, 2025년에는 2800억 달러(331조원)로 6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계 ‘큰손’이라 불리는 MZ세대가 메타버스와 친숙하기도 하고, 거리두기 제약으로부터도 자유롭기 때문에 메타버스 마케팅은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purpl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