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농업인의 안전사고, 개인의 부주의를 넘어 사회적 보호망으로 안아야 한다

사진=최유철 법무사
사진=최유철 법무사

우리 의성의 푸른 들녘과 풍성한 수확은 평생 흙먼지를 마시며 살아온 고령 농업인들의 거친 손마디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땀방울이 맺혀야 할 그곳에서 안타까운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농작업 중 발생하는 크고 작은 사고들은 이제 개인의 부주의로만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빈번하고 치명적인 구조적 문제가 되었다.

 

경운기나 트랙터와 같은 무거운 농기계 사고는 자칫 생명을 앗아가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오랜 기간 반복된 고된 노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은 농촌 어르신들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한 번 사고를 당하거나 병을 얻으면 영농 활동이 중단되고, 이는 곧 농가 경제의 붕괴와 가족의 고통으로 이어진다.

 

농작업 사고를 ‘어쩔 수 없는 일’로 치부하거나 농업인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 고령화로 인해 신체적 반응 속도가 떨어지고 근력이 약해진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우리 사회 공동의 과제다. 체계적인 예방 교육과 촘촘한 사회적 보호망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무리한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소형 농기계와 보조 장비의 보급을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한 마을회관을 찾아가는 맞춤형 안전 교육을 정례화하고, 사고 발생 시 실질적인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농업인 안전보험과 산재보험의 가입률을 높이며 보장 범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우리가 누리는 건강한 먹거리는 누군가의 노력과 위험을 감수하는 과정 속에서 생산된다. 농업인의 안전을 지키는 것은 그들의 노고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본적인 책임이자 보답이라 할 수 있다.

 

안전한 일터 없이는 농업의 지속가능성도 없다. 의성군은 땀 흘려 일하는 농업인들이 다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최우선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농작업 안전망 강화는 선택적 지원이 아니라, 생명 산업을 지탱하는 근본적이고 필수적인 정책이다.

 

글=최유철(법무사, 부동산학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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