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듯 다른 노안·백내장, 치료법도 달라

[정희원 기자] 눈은 노화를 가장 빨리 체감할 수 있는 신체 부위 중 하나다. 외부에 항상 노출돼 있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으로 인해 사용량도 많아 금방 피로도가 쌓이고, 그만큼 노화 속도도 빠르다.

 

노안과 백내장은 중장년층 이후 발생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이다. 발병 연령대와 증상이 비슷해 헷갈리기 쉽다. 한 국내 연구결과 백내장과 노안 증상을 구별할 수 있는 성인은 10명 중 2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형주 강남푸른안과 대표원장은 “두 질환은 발생 원인과 치료법이 다라므로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치료 예후가 좋아진다”고 강조한다.

 

우선 노안은 노화로 인해 카메라의 조리개와 가은 역할을 하는 눈 수명체의 조절력이 떨어져 발생한다. 책을 읽거나 스마트폰을 할 때 가까운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 시력이 저하되는 것은 백내장과 비슷하지만 노안의 경우 특히 근거리 시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가진다.

 

또 근거리와 원거리 초점을 전환하는 힘이 약해져 가까운 것과 멀리 있는 것을 번갈아 가면서 볼 때 사물이 금방 또렷하게 보이지 않게 된다. 가까운 사물이나 글씨를 오래 보면 눈이 금방 피로해지면서 두통이 동반되는 것도 노안의 특징이다.

 

반면 백내장은 노화로 인해 눈 속 투명한 수정체가 단백질화돼 혼탁해지는 것으로 3대 실명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전체적인 시야가 뿌옇게 변하고 시력이 저하와 함께 물체가 이중으로 겹쳐 보이는 복시 현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 어두운 장소에서 햇빛이나 자동차 조명 등을 바라볼 때 혼탁해진 수정체를 통과한 빛이 산란돼 퍼져 보이고 눈이 부신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백내장 말기가 되면 수정체가 딱딱해져 갑자기 근거리 시력이 일시적으로 개선되기도 한다. 돋보기 안경을 쓰면 시력이 교정되는 노안과 달리 백내장은 시력이 교정되지 않아 수술이 필요하다.

 

박형주 원장은 “노안을 제대로 잡지 않고 백내장만 치료하면 수술 후에도 근거리 시력은 여전히 떨어져 삶의 질과 수술 만족도가 낮을 수 있다”며 “최근엔 두 질환을 함께 치료하는 레이저 백내장 수술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레이저 백내장 수술은 3차원 안구분석 진단 장비로 개인마다 다른 수정체 크기와 기울기, 백내장 밀도까지 정밀분석한 뒤 레이저로 각막과 수정체 전낭을 정교하게 절개한다.

 

정밀진단을 통해 얻은 생체 데이터를 반영한 1대1 맞춤 수술로 이뤄지므로 안구조직 손상을 최소화함으로써 통증과 회복 기간을 최소화한다.

 

박형주 원장은 “기존 백내장 수술은 딱딱한 재질의 옵틱을 사용해 안구를 누르고 레이저를 조사하기 때문에 안압 상승, 각막 변형이 동반돼 교정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이때 액체를 사용해 각막을 누르지 않고 수술을 진행하면 안정성과 정확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날씨가 흐린 날에도 외출 할 땐 선글라스나 모자를 꼭 착용해 눈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고, 눈을 비비거나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혹사시키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happy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