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망증과 치매의 차이, 미리 알고 예방하세요

[정희원 기자] 수시로 ‘깜박깜박’하는 건망증은 치매의 수많은 초기 증상 중 하나로 볼 수는 있다. 하지만 건망증과 치매는 엄연히 다르다.

 

치매는 새 정보를 습득하고 기억해 내는 능력뿐 아니라 ▲판단력·추론 능력 등 집행능력 저하 ▲시공간 능력 손상 및 언어 기능 저하 ▲행동과 태도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질환군을 의미한다.

치매는 널리 알려진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 치매 외에도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 치매 ▲파킨슨 치매 등으로 분류된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원인에 대한 여러 가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뇌에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쌓이는 것이 유력한 원인으로 꼽힌다. 혈관 치매는 여러 종류의 뇌혈관 질환에 의해 뇌 손상이 누적되며 발생한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원인으로는 고령, 치매 가족력, 유전적 취약성(돌연변이), 두부 외상, 낮은 교육 수준, 알코올 남용, 흡연, 고혈압, 비만 및 당뇨병, 심장 질환 등이 알려져 있다.

 

치매의 경우 일반적으로 처음에는 기억장애를 보이며, 특히 최근 사건에 대한 기억의 문제가 생긴다. 질환이 진행하게 되면 예전 기억도 잊게 된다. 대화 중 이름대기 장애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언어 장애는 점차 상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말수가 줄게 된다.

 

시공간 장애가 있다면 익숙한 곳에서도 길을 잃고 배회하는 증상도 보인다. 전두엽 수행기능 장애가 있다면 문제 해결 및 추상적 사고에 어려움이 있어 판단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행동심리증상이 동반될 경우 가족들이 힘들어지게 되는데, 예를 들어 공격성, 부적절한 성적 행동, 악담, 과식, 불면, 망상이나 환각이 나타나기도 한다.

 

나부석 인본병원 파주운정점 원장은 “치매 증상이 보인다면 이미 어느 정도의 뇌 손상은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치매를 예방하려면 증상이 없는 젊은 시절부터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며 “나이를 먹고, 부모에게 물려받은 유전자는 바꿀 수 없으니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혈관 위험인자의 조절을 위해 성인병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조기에 발견하여 관리하고, 비만이 오지 않도록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흡연, 음주를 멀리하고 좋은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맵고 짜고 기름지고 달콤한 음식은 혈관 건강에 치명적이다. 신선한 재료로 만든 영양 균형이 잡힌 식단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정기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며 심폐 기능을 강화해, 몸의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나부석 원장은 “최근 ‘영츠하이머’, ‘디지털치매’ 등 2030세대의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조기치매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기억 감퇴가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상황일 수도 있지만, 만에 하나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 노년을 대비해 신경과 상담을 받아보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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