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기자] 정부가 전세난 타개를 위해 발표한 ‘11·19 전세대책’ 이후 1년이 지난 현재 주택 공급 계획이 81.2%의 달성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정부 대책에도 만성적인 물량 부족이 지속하고, 전셋값은 오히려 대책 발표 전보다 크게 오르고 있어 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까지 ‘11·19 대책’에서 제시한 올해 공급 목표의 81.2%(6만1000가구)를 달성했다. 공공임대 공실 활용을 통한 공급은 4만6000가구로 목표치인 3만9100가구를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하지만 나머지 3개 유형을 통한 공급은 총 1만5000가구로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토부는 작년 11월 19일 발표한 전세대책에서 2021~2022년 2년에 걸쳐 전국에 총 11만4000가구의 전세 주택을 신규 공급해 전세난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세대책에도 불구하고 전셋값은 꾸준히 올랐고, 전세 물량도 눈에 띄게 늘어나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19 대책’ 발표 이후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까지 10.25% 올랐다. 이는 직전 1년(2019년 11월∼2020년 10월) 상승률인 5.02%의 2배를 넘는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6.72%, 수도권은 11.12% 상승해 각각 직전 1년(4.37%, 6.46%)의 1.5배, 1.7배 이상 올랐다.
전세난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근본 원인은 매물 부족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501건으로 임대차 2법이 시행된 작년 7월 30일(3만8427건)과 비교해 20.6%(7926건) 감소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임대차법인 계약갱신권을 활용해 2년 더 기존 주택에 머무르는 수요가 급증하고, 정부의 실거주 요건 강화 등 규제로 전세를 내놨던 집에 직접 들어가 사는 집주인이 늘면서 매물잠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내년 임대차 시장의 상황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줄어 공급이 개선될 여지가 없고, 정부의 전세 공급 대책도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고비는 내년 8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8월이 되면 임대차법 2년을 넘겨 계약갱신이 끝나는 전셋집이 상당수 나오게 된다. 이때 집주인들이 4년 치 임대료 상승분을 전세 보증금에 반영하려 하면서 전세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시장에선 장기적인 공급 플랜보다 단기적인 물량 증가 효과를 낼 수 있는 처방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한시적 세제 완화로 전세 물량을 단기간에 늘리거나, 전셋값을 올리지 않는 집주인에게 세제 혜택을 주거나, 저밀도 지역을 짧은 기간에 정비하는 특약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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