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행 코앞...은행권, 시장 선도 나선다

자산관리 서비스 고도화 총력
계열사·타업종과 제휴 범위 확대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을 앞두고 주요 은행들이 자산관리서비스 고도화, 부동산 및 자동차 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은행들이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본인신용정보관리(마이데이터) 사업을 주도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이들은 자산관리 등 종합금융서비스를 비롯해 연말정산 컨설팅 및 차량관리와 같은 생활금융서비스를 통해 종합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신용정보주체의 동의를 기반으로 여러 금융사나 공공기관 등에 흩어진 정보를 모아 소비자에게 일목요연하게 제공하는 걸 일컫는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개편한 ‘뉴 스타뱅킹’을 중심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은행은 자산 및 지출내역을 분석해 소비자가 관심있는 목표를 먼저 제안하고 실제 저축 및 투자와 연계한 ‘맞춤형 목표관리서비스’, 내집·내차 마련을 위한 전략을 제공하는 ’부동산·자동차 관리 서비스’, 외부 제휴를 통한 현물자산 시세를 제공하는 ‘마이금고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산관리 경험도 제공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내 자산의 현 위치, 나보다 더 잘 관리하는 사람과의 차이점 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MZ세대가 필요한 금융생활 목표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돕는 시뮬레이션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마이데이터 시행 후 데이터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솔루션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앞서 이 은행은 지난 2019년 10월 자산관리 서비스 ‘마이자산’을 출시한 후, 올해 5월엔 이를 자산관리, 소비관리, 목표관리라는 3가지 핵심 영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특히 돈을 처음 모으기 시작한 고객의 금융생활을 중심으로 돈을 아낄만한 기회는 없었는지, 돈을 더 벌 수 있는 기회는 없었는지 한 번에 손쉽게 점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소비자가 자신의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모을 수 있도록 돕고, 구독서비스나 아파트 관리금 등 정기적으로 나가는 고정비용을 체크할 수 있도록 미리 통지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그룹 통합 마이데이터 서비스 브랜드 ‘합(HAP)’을 론칭하고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 등과 함께 쉽고 직관적인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포부다. 이 은행은 ▲자산관리 스타일 서비스 ▲라이프스타일 분석 서비스 ▲환테크 챌린지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하나은행의 외국환 관련 서비스, 하나금융투자의 배당정보서비스, 하나카드의 내주변 핫플레이스 서비스, 핀크의 금융SNS ‘리얼리 서비스’ 등 4개 관계사 고유의 강점과 경험을 녹여낸 차별화 서비스도 개발 중이다.

하나은행 제공

 NH농협은행은 자산관리, 절세, 연체방지, 숨은혜택찾기 등의 서비스를 담은 ‘NH마이데이터’를 선보인다. 모든 금융사의 거래정보를 모아 자산 및 소비현황을 한번에 조회·관리하는 개인종합자산관리 ‘NH자산플러스‘ 서비스를 비롯해, 연말정산 상시 시뮬레이션을 통해 세액예측 및 소득수준과 금융거래 성향을 고려한 절세팁을 제공한다. 또 범칙금· 과태료·미납통행료 납부, 중고차 판매가 모두 가능한 종합 차량 관리 서비스도 선보인다. 향후 정부의 데이터개방 확대 정책에 따라 행정정보, 의료정보, 통신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도 개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은행, 카드, 보험, 통신, 신용정보, 부동산, 자동차 정보 등 종합적인 정보를 통합한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오픈뱅킹에 등록한 금융자산 분석과 빅데이터를 통해 장기간 투자성향 반영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향후 마이데이터를 접목한 자산관리 서비스 개발 등 우리금융그룹 내 다른 자회사와 시너지 창출도 도모한다. 이 은행은 향후 우리원(WON)뱅킹을 종합생활금융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가운데 은행권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보다 종합적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의 마이데이터 사업 담당 임원은 “현재는 가이드라인 상 비대면 채널에 한해서만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이러한 제약사항은 사실상 고령층 등 디지털금융 소외계층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면 채널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이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출범이 코앞인데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자주 바뀌다보니 전산 개발, 서비스 범위 확정 등에 애로사항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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