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코피티션] 플랫폼의 시대, 코피티션을 앞당겼다

[세계비즈=권영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는 전 산업군의 디지털 혁신을 불러왔다. 특히 플랫폼 기반의 IT(정보통신) 기업이 급성장을 거듭했고, 이들이 IT융합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젖히면서 ‘하이퍼-코피티션(Hyper-Coopetition·협력형 경쟁)’이 2022년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퍼 코피티션은 기업 생태계에서 국경이나 업종, 규모를 초월해 시장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누구와도 손을 잡는 협력 전략을 의미한다.

▲’IT 공룡’ 네이버·카카오, 플랫폼 앞세워 급성장

 30일 IT업계에 따르면 대형 플랫폼 기반의 ‘IT 공룡’으로 불리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2021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네이버의 영업이익은 1조36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네이버는 올해 1, 2, 3분기 모두 분기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6998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53.5%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카카오는 지난 3분기에서 매출에서 1조740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조7273억원의 네이버를 넘어선 것으로, 카카오가 분기별 매출에서 네이버를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성장은 수익모델의 변화가 결정적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전까지 광고사업 위주의 수익 구조가 이뤄졌다면, 올해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활동이 생활화하면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콘텐츠, 간편결제 등 신사업으로 다각화됐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신사업 확장의 이면에서는 바로 협력과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면 이커머스 부문에서 네이버는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인터넷 쇼핑을 자체적으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물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CJ대한통운과 손잡았고, 이어 대형 유통 기업 신세계와 손을 잡았다. 그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 사업 강화를 위해 신세계-이마트와 2500억원 규모 지분 교환에도 나섰다.

카카오의 경우 신사업이자 ‘핀테크 쌍두마차’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를 통해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카카오페이나 카카오뱅크의 경우 기존 금융사와 경쟁 관계에 있지만, 반대로 적극적인 협력에서 나서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삼성, 롯데카드와 PLCC카드를 출시하기도 했고, 한화생명 및 DB손해보험과 대출 및 보험상품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코피티션은 곧 경쟁력

 이제 융합은 IT의 전유물이 아니다. 전 산업군에 걸쳐 디지털 혁신이 이뤄지면서 이종산업 간의 융합을 물론 경쟁사의 협력까지 코피티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과 LG의 협력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9월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A52의 부품인 칩온필름(CoF)를 LG이노텍으로부터 전량 공급받았다. LG이노텍 역시 삼성전자로부터 이미지센서를 매입해 카메라 모듈 생산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을 넘어 TV 부문에서도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액정표시장치(LCD)을 공급받고 있다. DSCC(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에 따르면 LCD와 더불어 OLED 패널까지 공급받는 것으로 확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기기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두 기업이 협력을 이어간다면, 국내외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 개발로 신사업 확장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자동차 상용화는 곧 인프라 확대에 달렸다고 판단했다. 이에 운행에 관련한 모든 사항을 플랫폼으로 연결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우선 지난 11월 국내 주요 전기차 충전사업자들과 손잡고 충전사업자 연합 네트워크 ‘E-pit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이를 위해 국내 충전사업자 6개 회사와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운영 중인 초고속 충전 브랜드 ‘E-pit’의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등 기존 E-pit의 충전 플랫폼을 발전시켜 얼라이언스 참여 회사들이 시스템 연동을 통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충전 플랫폼을 구축해 2022년 상반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young0708@segye.com

 

사진설명

네이버와 카카오가 2021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네이버와 카카오 사옥 모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