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주담대 금리 3.3%까지…대출 난민 2금융권에 발길 돌리나

보험사 3.33~5.20%…4대 은행 3.71~5.21% 금리 역전
시중은행, 가산금리 인상…보험사가 대출한도 더 높아

올해 들어 금융당국이 가계 대출 규제 강화 정책을 시작하면서 2금융권인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영업부를 찾은 고객들이 대출 상담을 받는 모습. 뉴시스

[세계비즈=유은정 기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상승하면서 2금융권인 보험사의 주담대 금리가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의 가계 대출 규제 강화 기조로 시중은행에서 대출받지 못한 소비자들이 금리도 낮고 대출 한도도 더 높은 2금융권으로 대거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달 보험사의 주담대 최저 금리는 삼성생명으로, 고정금리 분할상환방식으로 최저 3.33%를 기록했다. 반면 시중은행의 최저 금리는 3.71%를 기록해 보험사의 주담대 금리가 은행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사 주담대 금리는 1월 기준 최저 3.33%~최고 5.20%다. 이는 4대 시중은행의 최저 3.71%~최고 5.21%와 비교해 더 낮은 수준이다. 이 중 삼성생명은 1월 주담대 기준금리를 최저 3.33%~최고 4.50%로 책정해 보험사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농협생명 3.55%, 현대해상 3.66%~4.36%, 삼성화재 3.66%~4.63%, NH농협손해보험 3.66%~4.67% 등 순으로 평균금리가 낮았다.

 

 시중은행 중에서 국민은행은 3.71%~5.21%, 하나은행 3.80%~5.10%, 신한은행 3.98%~4.78%, 우리은행 4.15%~4.95%로 주담대 금리를 제시했다. 

 

 사실 지난해 말부터 1·2금융권의 대출 금리 역전 현상은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새마을금고가 새로 취급한 가계대출의 평균금리는 3.91%로, 이 기간 은행권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5.12%를 기록해 2금융권이 더 낮았다. 

 

 통상적으로 2금융권보다 1금융권인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더 낮다. 시중은행이 보험사, 카드사 등 2금융권과 비교해 조달금리가 낮아 대출금리도 낮게 제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금융당국이 가계 대출 규제 강화 정책을 시작하면서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시중은행들은 당국의 대출 총량 관리 강화에 맞춰 우대금리를 줄이고 가산금리를 올렸다. 반면 2금융권은 은행에 비해 인상 속도가 늦거나 오히려 금리를 인하해 신규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또한 보험사의 높은 대출 한도 역시 소비자 입장에선 시중은행에 비해 매력적인 요소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달부터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적용받는다. 은행의 경우 DSR 비율이 40%로 제한되지만 2금융은 이보다 10%포인트 높은 50%로 대출한도가 더 많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와 은행은 금리를 책정하는 기준이 아예 다르다”면서 “은행권 변동금리 주담대는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 보험사는 공시이율과 예정이율의 ‘부리이율’로 시중금리 인상 등 다양한 영향으로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권 주담대 금리의 준거금리인 신규취급액기준코픽스는 지난해 12월 전월(1.55%)보다 0.14%포인트 높은 1.69%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6월(1.78%)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대출한도가 높고 금리도 낮은 보험사 등 2금융권으로 대출이 쏠리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 대출금리도 상승하지만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대상으로 집중 규제를 강화하다 보니 은행 금리가 타 금융권보다 급격하게 오르는 등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viayou@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