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시장 쇼크 본격화하나①] 빨라진 긴축 시계…글로벌 자산시장 혹한기로

美 연준, 매파적 기조.강화…금리인상 앞당길 듯
증시·가상자산 등 주요 자산시장 패닉 속으로

게티이미지뱅크

 

 

새해 들어 글로벌 자산시장의 투자심리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조기 긴축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여파로 국내외 증시, 가상자산 등 주요 투자 자산의 가치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비즈는 미국발 긴축 흐름을 진단해보고 주요 자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봤다.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시계가 빨라지면서 전 세계 주요 투자자산이 휘청거리고 있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종료 및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거라는 전망에 더해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규모 축소)까지 검토되고 있는 실정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연준이 올해 4회 이상 기준금리를 인상할 거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지난해 12월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때만 해도 연준 위원들은 올해 평균 3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거라는 의견이 우세했지만 시장에선 이보다도 긴축 강도가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 이후 회견에서 “고용시장의 회복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 오는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지 말지 결정할 것”이라며 3월 금리인상을 강력히 시사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오는 3월 미 연준이 현 0.0~0.25%인 기준금리를 올릴 확률은 93.4%에 달한다. 한 번에 50bp 인상할 거라고 점치는 비율도 5.2%나 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남은 7회의 금리결정 회의에서 모두 인상을 단행할 거라고 관측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도 연준의 공격적 조기 긴축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가파른 금리인상 전망에 자산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올해 들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고점 대비 10% 넘게 하락했다. 가상자산도 나스닥과 동조화하며 낙폭을 키운다. 한때 7만달러를 넘어섰던 비트코인은 두 달 새 반토막났다. 코스닥은 지난 25일 900선이 무너졌고 코스피 지수는 2600선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한은도 미 연준의 긴축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약 반 년 새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 대응, 금융불균형 누증 완화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까지도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한 위원은 “미 연준이 과거와 같이 정책금리를 빠른 속도로 인상하면서 내외금리차가 축소되거나 역전될 경우 자본유출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 미 연준이 제로금리(0~0.25%)를 유지하고 있어 이달 기준 한미 간 내외금리 차(금리 상단 기준)는 1.00%포인트다. 

 

 미 연준발(發) 긴축 흐름에 국내 주택매수심리도 악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17일 서울 아파트기준 91.2로 10주 연속 기준선(100) 아래서 하락세를 지속했다. 부동산 시장엔 대출규제 및 과세체계, 대출금리 등락,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도 누적, 계절적 요인 등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치지만, 최근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택시장 참여자들은 최근 들어 관망세를 유지 중이다. 실제로 연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최대 연 7%까지 상승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인상에 따라 주요 금융회사들이 예적금 금리를 잇따라 높이면서 안전자산인 은행 수신 상품으로의 머니무브 조짐도 보인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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