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오현승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인공지능 행원(AI행원)’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직 금융업무 안내 등 그 역할이 제한적이지만 은행들은 향후 AI행원이 실제 은행원의 업무를 상당 부분 담당할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여나간다는 구상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AI기술을 활용한 ‘AI은행원’ 키오스크를 여의도영업부, 여의도인사이트점, 돈암동지점 등 세 곳에 파일럿 형태로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3월 선보인 KB국민은행 여의도 신관 AI체험존의 상담사를 AI은행원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STM·ATM 및 미리작성서비스 등 은행 업무가 가능한 주변기기 사용 방법 소개 ▲KB국민은행 상품 소개 ▲업무별 필요 서류 및 키오스크 설치 지점 위치 안내 등을 제공한다. 금융 상식, 날씨, 주변 시설 안내 등의 생활 서비스도 알려준다. AI은행원은 음성인식 기술로 고객과 대화하며 원하는 업무를 파악하고 KB국민은행이 자체 개발한 금융 특화 언어 모델 ‘KB-STA’를 통해 최적의 답을 도출하는 게 특징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에 ‘AI 컨시어지’를 도입했다. 기존 순번발행기와 달리 높이 190cm, 65인치 디스플레이로 제작됐고 얼굴인식, 열화상 카메라, 음성인식 마이크 등의 기술을 활용해 고객을 맞이하고 안내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게 특징이다. 환율, 날씨, 미세먼지 정보 등 다양한 생활정보도 함께 전달한다.
신한은행은 ‘AI 컨시어지’기기의 도입과 함께 ‘AI 은행원’을 활용한 서비스 범위도 확대한다. 지난해 9월 영상합성과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한 ‘AI 은행원’을 대고객 업무에 활용해 맞이 인사, 메뉴검색과 같은 간편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지난 해 12월부터는 화상상담창구인 디지털 데스크에서 계좌이체, 증명서 발급 등 자주 발생하는 금융거래도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열린 CES 2022에 참가해 ‘AI 은행원’을 활용한 혁신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시연하고 홍보한 바 있다.
NH농협은행은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구현한 AI행원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아직은 사내 홍보모델로서 SNS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을 담당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영업점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설명서를 읽어주는 등 업무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우리은행의 ‘AI뱅커’는 현재 일부 직원 연수프로그램 및 행내 방송에 도입돼 활동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향후 ‘AI뱅커’의 활동 범위를 스마트 키오스크, 디지털 데스크 화상상담 업무 등으로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은행들이 선보인 ‘AI뱅커’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단순 은행상품을 소개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AI행원’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아직은 은행 업무를 안내하는 수준에 그치는 게 사실”이라면서 “향후 기술개발 속도 및 관련 법, 제도의 뒷받침 여부에 따라 AI뱅커의 업무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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