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올해 미국의 긴축 움직임이 가속화함에 따라 초저금리 투자환경의 풍부한 유동성에 따른 자산 가격상승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국내 증시는 약세를 이어가는 등 변동성이 높은 상황을 연출하고 있어 투자 환경에 대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높은 주식 투자에 자금을 올인하지 말고 상장지수펀드(ETF), 금 등 안전자산으로 분산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변동장세가 이어지는 시기에는 테마 ETF보다 저변동성 ETF로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실제로 작년까지만해도 수익성이 높았던 메타버스, 게임, 2차전지 등 테마 ETF는 올해 수익률이 저조하다.
국내외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ETF도 눈여겨볼 만하다. 국내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ARIRANG 고배당주의 지난달 수익률은 -1.7%였는데,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다. 이 ETF에는 금융주가 65% 이상 편입돼 있다.
또 전문가들은 액티브 ETF에 주목할 것을 추천했다. 올해 금융당국이 액티브 ETF에 대한 규제 완화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앞다퉈 액티브 ETF를 출시하고 있다.
탄소배출권 ETF에 투자하는 것도 분산투자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향후 탄소배출권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각종 탄소배출권 ETF를 출시한 바 있다.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ETF 전략팀장은 “에너지 가격과 연동되는 탄소배출권은 원자재와 비슷한 성격을 지니기에 인플레이션 시기에 가격이 지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금 관련 ETF도 인기몰이 중이다. 2월 들어 ‘KODEX 골드선물(H)’과 ‘KODEX 은선물(H)’의 거래대금은 각각 135억원, 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KODEX 골드선물(H)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약 12억원이었다. 2월 들어서는 하루 거래량은 7억원 늘어난 19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2월 하락장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수익률도 양호하다.
금 ETF뿐만 아니라 금을 직접 매수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투자자들은 2월에만 금을 77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4.60달러(0.25%) 오른 온스당 1840.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8일 1784.90달러까지 내려갔던 금 선물 가격은 이번 달 들어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금 가격은 올해 안에 온스당 2120달러까지 올라 2020년 8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2072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자산배분팀장(이사)은 “변동장세가 이어지는 시기에는 주식 비중을 공격적으로 유지하지 말고 안정형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며 “올해는 경기 둔화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식의 저점 매수에 나서더라도 목표 수익률을 낮게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때는 낮은 주가수익비율(PER)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며 “그 이외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은행, 통신 등 고배당 업종으로 방어하는 전략이 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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