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사흘 앞으로…금리인상 여부 주목

그간 금리인상 효과 보며 숨고르기 나설 듯
인플레 고려 세 차례 연속 인상 가능성도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한국은행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향후 통화정책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반 년 새 금통위가 세 차례나 기준금리를 올린 데다 다음달 대통령 선거 및 한은 총재의 임기만료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물가상승 압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강력한 긴축기조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4일 금통위를 열어 향후 통화정책방향을 밝힌다. 이주열 한은 총재 임기 중 마지막 금통위이기도 하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11월과 지난달 두 차례 연속 각각 25bp씩 기준금리를 올렸다. 

 

 우선 2월 금통위가 현 기준금리(1.25%)를 유지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살펴보는 차원에서 일단은 숨고르기에 나설 거라는 분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파급되기까지는 6개월에서 1년이라든가 하는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나타난다”며 “기준금리 조정을 한 번, 두 번 가지고는 이러한 효과를 파악하기 상당히 힘든데, 지난해 8월부터 세 차례 올렸기 때문에 이제는 금리인상의 효과를 어느 정도 한번 계측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선과 한은 총재의 임기만료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금리동결론의 근거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금통위가)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간 후 하반기에 추가 인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금통위가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적은 없다. 하지만 금통위가 또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이주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은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려야 한다고 발언했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과 유가 상승 등에 따른 고물가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적극적인 통화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소비자물가는 지난달 3.6% 급등하며 4개월 연속 3%대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내놓은 ‘경제전망 발표’에서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치로 2.0%를 제시했지만 최근 국제유가 상승 등을 고려해 이를 높여잡을 공산이 크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은 “소비자물가가 올해 1분기에도 3%대의 높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며 “연간 기준으로는 2%대 중후반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여기에 미 연준이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기로 한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연준은 다음달 15~1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시작으로 꾸준히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확실시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오는 24일 금통위가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 “지난 세 차례의 금리 인상 효과를 지켜보면서 당분간 동결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2월 경제전망을 통해 물가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추가적인 긴축의 필요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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