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에 폭탄 맞은 유가…증시·코인시장 ‘출렁’

지난 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시민이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국내 증시 및 코인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됐다. 일각에서 국제유가가 300달러 이상 뛰어오를 것이라 주장해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증시 하락폭은 제한될 것으로 분석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30달러를 넘겼던 지난 7일 코스피는 2700선이, 코스닥은 900포인트가 붕괴됐다. 비트코인도 5000만원이 붕괴돼 한때 4600만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전날 밤 국제유가는 최고 130.50달러를 기록하며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려 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이날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2%(3.72달러) 오른 119.40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폭등세가 진정됐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독자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검토하고 미 의회에서 원유 제재 법안이 호응을 얻고 있어, 유가에 계속 상방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유럽 시장에서 러시아 원유를 대체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에 대한 대가는 소비자들이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KDI는 ‘3월 경제동향’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주요국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제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수급 불안 우려로 급등하면서 우리 경제에 ‘경기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KDI가 ‘경기하방’이란 표현을 넣은 건 경제 여건이 그만큼 녹록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스태그플레이션 요소 중 경기 침체 가능성은 과거 석유 파동 대비 낮지만,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진적 긴축 스탠스는 경기 침체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유럽에선 원유 제재가 곧 나올수 있다는 우려에 재고를 확보하고자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 수급 불균형이 오버슈팅으로 반영된 점도 있다”며 ”하지만 오버슈팅 리스크는 한동안 시장을 괴롭힐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세가 이어지고 서방 국가들의 대러 제재가 강화되면서,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도 국내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증시의 하락폭은 제한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증시는 전날 급락을 통해 상당부분 우려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 변동성의 확대 자체는 불가피하겠지만 지수 하단의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중에도 우크라이나 관련 이슈에 따라 상황이 수시로 급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시점에선 장중 뉴스플로우 매매보다 관망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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