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로금리’ 시대 종결…한은 대응전략 촉각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뉴시스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25bp 상향 조정하면서 한국은행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해 미 기준금리가 1.9%(중위값 기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은은 최근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파급경로와 미국의 통화정상화 흐름을 살펴보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지난 15~16일(현지시간) 열린 3월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0.00~0.25%에서 0.25%~0.5%로 25b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고용이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가운데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2020년 3월부터 지속된 제로금리 시대는 막을 내렸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점표도에 따르면 올해 기준금리 중간값은 1.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점도표는 연준 이사진 및 연준 총재가 자신들이 전망하는 향후 기준금리 수준을 점으로 찍는 표로, 향후 금리 전망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다. 점도표대로라면 연내 남은 6번의 회의에서 연준이 모두 한 차례씩 금리를 올릴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물가 상승 압력을 고려해 연내 3.00~3.25%까지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위원도 있었다.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 논의는 5월 FOMC에서 다룰 예정이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는 이날 오전 주재한 ‘상황점검회의’에서 “이번 FOMC 회의결과는 다소 매파적으로 평가됐지만 시장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며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협상 진전 기대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연준의 매파적인 스탠스가 채권금리 상승으로 이어졌지만 연내 총 7번 금리인상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이라면서 “최근 우크라이나-러시아 사태 완화 기대와 국제유가 하락 반전에 따라 오히려 빅스텝(50bp 금리 인상) 부담은 줄어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의 통화정책 대응도 주목된다. 미 연준이 본격적으로 긴축에 나서면 한은 역시 원화가치 하락 및 국내 투자자금 유출 방지 차원에서 이에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원화 가치 방어 차원에서 금리인상 유인도 커진 상태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코로나19 이후 지난해 8월, 11월, 올해 1월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는데, 미 연준에 앞선 선제적 금리인상이 한-미 간 내외금리차를 확보한 효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한은이 연내 기본적으로 1.75%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면서 “하반기 경기상황에 따라서 2.00%까지 올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한 경제연구소 소장은 “미국의 긴축 흐름이 빨라지거나 글로벌 인플레 우려가 심화할 경우 한은이 연내 3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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