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산업 환경에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설계 혁신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렇게 되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비용을 고민하는 대신 오히려 수익을 내면서 기후변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애모리 로빈스 스탠퍼드대 교수는 18일 세계일보와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개최한 ‘2022 세계에너지포럼’에서 ‘산업 분야에서의 탈탄소 효율화 방안’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신규 에너지의 효율성을 높이는 혁신적 설계가 기존의 방식보다 비용을 덜 발생시킨다고 언급했다. 여러 장치를 추가하거나 기존 장치를 고도화하는 대신, 사용장치 수를 줄이고 더 단순화된 장치를 활용하게 되면 에너지 효율성을 훨씬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로빈스 교수는 “석유나 광석 등의 매장량은 점점 소진돼 가고 있지만 에너지 효율성 자원은 인간의 아이디어에 의해 계속 확장 가능하다는 점에서 ‘풍부한 자원’이다”고 부연했다.
그는 해발 2000m가 넘는 곳에 위치한 미국 콜로라도주의 자택 설계를 예로 들며 “통합형 설계를 통해 전기료, 온수 공급비 등을 90%넘게 절감했다”며 “지붕이나 벽의 가치를 효율화하는 건 비단 단열재를 아끼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전체 난방 시스템의 효율을 최적화한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이러한 개념을 산업 분야에서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게 그의 견해다. 로빈스 교수는 반도체 회사 텍사스인스트루먼트와 자신의 연구팀이 지난 2005년 공동 진행한 실리콘 웨이퍼 제조설비 효율 제고를 위한 프로젝트를 대표적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통합형 설계를 통해 에너지 소비량과 건축비를 각각 40%, 30%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57%나 저감하는 데에 성공했다”면서 “이는 전사적으로 반도체 제조의 에너지 집약도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의 시초가 됐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역시 혁신적 설계의 우수사례로 꼽았다. 로빈스 교수는 “테슬라는 가스 파이프 설치 및 연료의 연소를 전면 배제하는 방식의 설계 혁신을 추진했다”며 “가스보일러를 열 펌프로 대체하면서 98.5%의 에너지를 아끼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줄였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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