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의 추락 <하> ] 바닥에 떨어진 엔화, 주워볼까 지켜볼까?

"엔, 충분히 싸졌다" 심리 확산에 은행 엔화 예금 증가세
향후 추가 하락 가능성 대비…"소액으로 나눠 투자해야"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최근 재테크족 사이에서 엔화 투자가 각광받고 있다. 엔화가 최근 1년 새 20%가량 하락하자 반등을 예상하고 베팅에 나선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엔화의 가치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이러한 기조가 장기화할 공산이 있는 만큼 소액으로 분할매수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화 대비 엔화의 가치는 직전 고점인 지난해 9월 17일 대비 12%가량 떨어졌다. 최근 3개월만 봐도 엔·원 환율은 5% 넘게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자 엔화에 투자해 환차익을 보려는 재태크 방식이 관심을 끌고 있다.

 

 대표적 엔화 투자방법으로는 ▲엔화 예금 ▲엔화 ETF투자 ▲일본주식 직접투자 등이 있다. 우선 은행의 엔화 예금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원화를 엔화로 환전해 외화예금에 넣어두고 이를 다시 원화로 환전해 환차익을 얻는 방법이다. 금리는 연 0% 수준이지만 매매차익에 따른 이자소득세를 내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다.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회피하려는 투자자들에게 관심이 높다. 올 들어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엔화 예금 잔액도 증가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엔화 예금 잔액은 5445억엔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4842억엔 대비 12.5% 급증한 규모다.

 

 주요 은행들은 엔화 환전에 따른 환율우대 이벤트도 펼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다음달 말까지 KB스타뱅킹 내 KB외화머니박스를 통해 일본 엔화를 1000엔 이상 환전할 경우 선착순 99명을 대상으로 환율우대 99% 혜택을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은 엔화를 비롯해 미국 달러, 유로화, 중국 위안화 등 4개 통화에 대해 최대 70% 환율 우대 및 60% 수수료 우대를 제공하는 ‘올원외화포켓적립예금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ETF를 통해 엔화에 투자할 수도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엔화 관련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일본엔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엔-파생형)(이하 TIGER 일본엔선물)’이 유일하다. 지난 2018년 4월 상장된 이 상품은 거래소에서 발표되는 엔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한다. ‘TIGER 일본엔선물’의 시가총액은 한동안 70억원을 밑돌다가 최근 들어 100억원 넘어섰다. 일본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만 국내 주식이나 미국 주식 등에 견줘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인 데다 최소 주식 거래단위가 100주라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엔화의 가치가 충분히 저점에 도달했다는 심리가 확산하면서 엔화를 통한 재테크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엔화가 충분히 하락한 현 시점에서 엔 투자에 나서는 건 괜찮은 전략이라고 조언한다. 다만 엔화 약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철저히 분할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라고 권했다. 다음달 일본 참의원선거가 끝나거나 달러·엔환율이 140엔을 넘을 경우 일본은행(BOJ)의 정책변화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주목할 요인이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만큼 엔을 통한 재테크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엔화 매수는 향후 엔화의 가치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소액으로 분할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걸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강경옥 BNK경남은행 울산영업부 선임PB팀장은 “최근 엔화 약세 기조로 원화와 엔화 간 환율이 950원을 밑돌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외화예금에 대해 주요 금융회사들이 공격적으로 환율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데다 환차익이 비과세라는 이점에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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