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황지혜 기자] 국민 3명 중 1명이 경험했을 정도로 익숙한 근골격계 질환은 성별에 따라 발병률에 차이를 보인다. 그중 뼈가 굳는 병으로 잘 알려진 강직성 척추염은 여성보다 남성 진료 인원이 많아 남성이 특히 조심해야 할 근골격계 질환으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강직성 척추염 진료 인원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 기준 남성 환자 수가 여성보다 약 2.5배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연령도 전 연령층에 고르게 분포돼 있어 연령에 관계없이 주의해야 하며 최근에는 여성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남성과 여성 모두 주의해야 하는 현대인의 질병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척추 질환 중 하나인 강직성 척추염은 허리를 움직이고 구부리는데 사용하는 관절 혹은 인대에 염증이 생겨 관절 변화로 인해 움직임이 둔해지는 만성 염증 질환이다. 유전적 요인을 비롯해 과로와 스트레스, 세균성 감염 등의 환경적 요인이 원인으로 엉덩이 천장 관절과 척추 관절에서 주로 발병한다. 인대나 힘줄이 뼈에 붙어 있는 발꿈치나 앞가슴뼈 등에서도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관절 외에도 눈, 위장, 심장, 폐 등 다른 장기로 염증이 침범할 위험이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앞가슴 통증과 허리 통증, 엉덩이 통증(천장 관절염), 말초 관절 통증(무릎 또는 발목 관절염), 발꿈치 통증, 발바닥 통증 등이 있다. 허리에서 발생하는 통증은 허리 염좌 및 추간판 탈출증 등에 의한 통증과 확연히 구분되며 이 밖에 골부착부염과 관절 외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외상 등의 특별한 원인 없이 허리와 엉덩이 등에서 뻣뻣한 느낌이 들거나 아침에 같은 자세로 오래 있을 경우 통증이 나타났다가 활동 후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면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 진단 시에는 쇼버 검사(Schober`s test) 등의 관절 운동 범위 측정 검사를 진행한다. 단순 X-레이 검사만으로도 진단 가능하지만 질병의 특성상 초기 발견이 쉽지 않아 CT, MRI 검사 등으로 정확하게 진단받는 것이 좋다. 진단이 모호한 경우에는 HLA-B27 유전자 검사로 확진할 수 있으며 염증 수치 증가 정도를 평가하는 혈액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전신성 염증 질환이므로 약물 치료를 통해 강직 증상과 통증을 완화하고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을 앓고 있다면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해 척추 및 관절이 비정상적으로 굳는 것을 예방해야 하며 수면 시 딱딱한 바닥 위에서 몸을 곧게 펴고 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더불어 강직성 척추염은 등뼈와 흉곽을 침범해 폐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천 청라국제병원 우성웅 원장은 “강직성 척추염은 방치 시 척추가 대나무처럼 일자형으로 변형되고 신체 활동에 제한이 걸려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며 “질병 특성상 초기 발견이 어렵고 만성 통증과 혼동해 방치되기 쉬우므로 특별한 원인 없이 수개월 이상 허리와 엉덩이, 허벅지 뒤쪽 통증이 지속한다면 정형외과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 후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강직성 척추염뿐만 아니라 신체 특정 부위에서 발생하는 지속한 통증은 신체가 보내는 건강 적신호이므로 이러한 증상이 발생 시 조속히 병원에 방문할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