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높아지는 '트윈데믹' 공포…제약업계, 독감백신 시장 ‘주목’

독감 유행, 남반구→북반구…“국내도 안심할 상황 아니야"
가을철 '코로나+독감' 트윈데믹 주의보…제약업계 백신 출고
신규확진 18만803명, 넉달 만에 최다…정점 예측치 근접
GC녹십자 중남미 5개국 독감 백신 수주..."역대 최대 규모"
광동제약, GSK 독감백신 ‘플루아릭스 테트라’ 유통 본격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전세계적으로 독감(인플루엔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가 높아지면서 국내 독감백신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트윈데믹(twindemic)은 트윈과 팬데믹의 줄임말로, 증상이 유사한 두 가지 질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을 말한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트윈데믹이 우려되는 이유는 계절독감에 대한 집단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인데다 겨울을 맞은 남반구 국가 호주에서 독감이 빠르게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반구를 거친 독감은 그해 겨울 북반구 국가에서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독감은 매년 겨울에 유행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감염시 폐렴, 심혈관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만성질환자의 경우 독감 감염시 기저질환 악화로 인한 중증합병증, 입원 위험이 증가한다. 일반적인 독감 유행 시기는 11월부터로, 백신의 효능 발현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백신접종은 9월부터 권고된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국내 신규 확진자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17일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8만명에 달하며 18주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방역당국이 예상한 이번 재유행의 정점에 가까운 규모다. 이 때문에 올해 독감백신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독감백신 시장은 오는 2028년 107억 달러(13조75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GC녹십자는 지난 5월 5179만 달러(약 661억원) 규모의 남반구 독감백신 수주를 확정했다. 대상 국가는 페루, 온두라스,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등 5개 국가다. GC녹십자는 지난해 12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로부터 독감백신의 잠정 수주물량을 통지받은 뒤 수주를 확정했다. 수주 금액은 전년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GC녹십자가 PAHO 입찰 자격을 확보한 지난 2011년 이래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GC녹십자의 독감백신 수주 규모가 확대된 배경으로 ‘트윈데믹’을 꼽았다. GC녹십자는 국내 독감백신 시장에서도 가장 높은 생산실적(1526억9000만원)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 측은 “GC녹십자의 독감백신은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으며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 중 하나인 PAHO 입찰 시장을 필두로 매년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고 전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이달부터 독감백신 출하를 시작했다. 4가 백신 국가물량 180만도즈를 현재 출하 중이다. 올 시즌 국내에서도 독감이 유행할 것으로 보고, 독감백신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보령제약 관계사로 지난 1991년 설립된 백신전문 기업이다.  

 

광동제약은 올해도 독감 시즌을 앞두고 본격적인 판매 체제에 돌입했다. 앞서 광동제약은 지난해부터 GSK의 4가 독감백신 ‘플루아릭스 테트라’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플루아릭스 테트라는 국내 최초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세계 최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4가 인플루엔자(독감) 예방백신이다.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34개국에 약 1억 도즈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예방접종 권장 시기인 9월부터 전국에서 접종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광동제약의 유통 부문은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내과, 가정의학과, 정형외과 등 모든 병의원을 대상으로 하며 공급 물량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부터 GSK의 소아용 백신품목을 공동 판매하고 있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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