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등록·보험금 청구 쉽게… 펫보험 활성화 이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이주희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가구 640만 시대에 걸맞는 ‘펫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펫보험 관련 내용은 이번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에도 담겨 있다. 반려가구가 크게 늘어난 만큼 펫보험 시장도 규모를 키워야 하지만 실상은 펫보험 보장 범위 한계, 표준수가제 미도입 등의 해결해야 할 현안에 부딪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물론, 국회에서도 의원들과 전문가들이 토론회를 여는 등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 2027년 6조원 규모로 성장 전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8000억원에서 2020년 3조5000억원으로 5년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2027년이면 약 6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펫보험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을 비롯해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사 10여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펫보험 가입률은 2020년 기준 1% 미만으로 저조한 상태다. 가입률이 낮은 이유로는 가입 연령대·보장범위 한계, 반려동물 확인의 어려움 등이 꼽힌다. 

 

 김도연 KB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반려동물의 등록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반려동물 연령을 속이거나 하나의 보험으로 유사한 외모의 반려동물에 대한 보험금을 수령하는 등의 모럴해저드 우려가 있다”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고객의 니즈가 큰 정기건강검진, 예방접종 가능질병, 중성화 등도 보험금 지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사례를 참고해 보장을 강화하고 손해율 관리를 위한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사진=KB경영연구소

◆내년 중요 진료비 사전안내… 표준수가제 도입 검토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반려동물 관련 치료비를 지출한 반려가구는 71%로 치료비는 평균 46만500원이었다.

 

 한국소비자연맹이 동물병원 이용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도 조사를 한 결과, 동물병원 1회 방문 시 평균 8만4000원을 지출하고, 진료 전 진료비 정보를 제공받는 소비자는 23%에 불과했다. 소비자 86.1%는 동물병원 진료비가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펫보험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 ▲반려동물 등록제 개선 ▲표준수가제 도입 ▲진료비 사전고지제 ▲펫보험 진료비 청구 간소화 ▲반려동물 배상책임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달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동물병원 진료비 조사·공개를 진행하겠다며 관련 사업 육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전국의 동물병원 진료비를 전수 조사해서 중요 진료비를 공시하고, 수술 등 중대 진료 예상 비용은 사전 고지하도록 의무화한다. 2024년부터는 진료항목 표준화도 시행한다. 

 

 농식품부는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필수로 꼽히는 동물병원 의료 표준수가제 도입도 검토한다. 표준수가제란 진료비의 최저·최고가를 국가에서 일률적으로 정하고 동물병원은 그 금액을 받는 제도다.

 

 또한 진료비를 사전에 안내하는 동물병원이 적어 반려인이 진료비를 비교·선택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내년 1월부터 진찰, 입원, 엑스레이 검사, 전혈구 검사 및 판독, 예방접종 등 기본적인 중요 진료비부터 게시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반려동물 등록제와 간편한 보험금 청구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보험사 한 곳에 한 가지 면허를 허용하는 1사 1라이선스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반려동물 등록제는 동물 보호와 유실, 유기 방지 등을 위해 고유번호를 부여해 등록하는 제도로, 국내에 펫보험이 등장한 2008년에 시범 도입됐고 2014년부터 의무화됐다. 

 

 농식품부는 반려동물 등록 시 안면인식 등록방식 실증 특례 적용을 비롯해 ▲동물 전용 장례식장 설치시 거리제한 규정 적용 배제 ▲이동식 반려동물 화장 서비스 실증 특례 적용 등을 통해 새로운 기술, 서비스 도입을 확대했다. 

 

 이같은 정부의 반려동물 복지 향상과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화 등 제도 개선을 통해 펫보험 시장 성장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중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동물병원마다 천차만별인 진료비로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이 증대된다”라며 “진료비 표준화와 사전 진료비 정보 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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