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균 센터장 "우리나라 대표 '푸드테크 사관학교'로 발전시키겠습니다"

김동균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센터장(왼쪽)이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기자와 농식품 분야 창업과 센터 운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제공

 

[세계비즈=이주희 기자]   농식품 분야에서 창업의 꿈이 있는 사람들을 돕는 곳이 있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거대 소비시장, 전통과 첨단이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겠다는 포부로 서울시가 2016년 12월 7일 문을 연 ‘서울먹거리창업센터’가 그 곳이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서울시에서 국내 최초로 설립한 농식품 분야 특화 창업보육센터다. 입주 공간부터 홍보까지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서울먹거리창업센터’의 뛰어난 창업 커리귤럼은 우리나라를 넘어서 국제적으로 입소문을 탔다. 공교롭게도 지난 19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서울먹거리창업센터를 찾은 날, 국제노동기구(ILO)와 인도의 중소기업 관계자 등도 농수산물 분야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센터를 방문했다.

 

 센터는 개관 이후 178개사의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보육했다. 올 상반기 기준 총 누적 매출액은 951억원을 기록했으며, 789명의 고용 창출과 34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유치 성과도 좋다. 178개사 중 투자를 유치한 곳은 36개사고, 50억원이 넘는 투자를 받은 곳은 8개사에 달한다.

 

 김동균(56)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센터장은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 엔지니어 출신이다. 재직 중에 해외연구소 근무를 하면서 먹거리, 요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후 요리사부터 식자재 배달까지 먹거리와 관련해 다양한 경험을 했고, 식품·외식 컨설팅 회사에서 컨설턴트로 일을 하다가 6년 전 이곳으로 왔다. 김 센터장을 만나 센터와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타트업 성공 포인트는 가치와 이념 중심 

 

 “개인적인 관점이지만 돈을 벌려고 시작하는 아이디어나 비즈니스 모델보다 가치나 이념이 중심이 된 모델은 시작점부터 다르더라고요. 본인이 좋았다고 느낀 걸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어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분들이 긍정적인 결과를 냈어요.”

 

 170개 넘는 기업을 만나면서 깨달은 것은 가치 기반이 주도가 된 비즈니스 모델이 성공과도 연결된다는 것. 오만불손한 태도인 사람도, 돈 앞에서 뭉치고 찢어지는 경우를 여럿 봤다. 이런 경우, 대개는 좋은 기회를 놓치는 일이 수두룩했다.

 

 “단순히 사업하고 돈을 많이 벌겠다는 게 목적이 되면 과정만 더 고되고,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응원해 주고 지원해 주는 선한 영향이 일어나는 걸 봤어요. 창업을 시작할 때 목적과 의도가 좀 더 선하고 바른 것, 가치 기반 창업을 해야 성공 확률도 높다는 것을 이곳에서 많은 업체들을 보며 느껴요.”

 

서울먹거리창업센터 내 IR 씨어터.                이주희 기자

 

◆열린 공간의 힘

 

 센터는 입주한 기업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있다. 대부분 열린 공간은 소리가 크게 퍼져나가기 때문에 듣고 싶지 않은 얘기도 들리고, 우연히 도움을 줄 기회도 생긴다.  

 

 “열린 공간은 소리가 퍼져나가잖아요. 그러다보니 많이 싸우고 민원도 많았어요. 초창기에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까지 있었고요. 시끄러우니까 조용히 시켜달라는 얘기도 많아서 스트레스 받기도 했죠. 센터 운영하고 2년쯤 됐을 때 통계 전문가를 찾아가서 공간 분석을 해달라고 했죠.”

 

 매월 업체들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통계 전문가에게 보낸 후 나온 결과가 아이러니했다. “독립 공간에 있는 팀보다 열린 공간에 있는 팀의 매출과 고용이 30% 정도 높게 나왔어요. 한번은 입주 업체 ‘꽃을담다’ 대표가 홍콩 바이어를 찾는 전화를 한 적이 있었어요. 그걸 옆에서 ‘스위트몬스터’ 대표가 우연히 들었고 우리한테 바이어가 있으니 샘플 주면 같이 보내주겠다고 하더니 결국 ‘꽃을담다’가 홍콩 수출까지 성공하게 된 적도 있어요.” ‘꽃을담다’는 꽃차 브랜드로 센터의 1기 입주사다. 현재는 사옥도 짓고 온라인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성공하는 업체는 인성이 다르다

 

 ‘록야’의 경우 채용 면접(대면)을 진행할 때 대표가 직접 입구에서부터 면접자를 마중 나오고 끝나고도 배웅해 주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고 꼽았다. 

 

 김 센터장은 궁금해서 ‘록야’ 대표에게 이유를 물었다. “언제 어디서 만나든 본인이 좋은 인연으로 남고, 회사 이미지도 좋게 가지고 가길 바란다”는 기본적이지만 실제로 하기엔 쉽지 않은 답을 들었다.

 

 “현재는 춘천에 공장도 세우고 최근에는 마켓컬리로부터 100억원의 지분투자를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록야’를 떠올릴 때마다 대표의 인성도 함께 기억나요. 다른 업체들도 많지만 그분들 대부분이 훌륭한 인성과 실력을 겸비하고 있었어요.”

 

서울먹거리창업센터의 식품 R&D 랩.

 

◆새로운 시장은 또 하나의 팬덤을 만든다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국가, 기업, 단체 등 지원이 없으면 시작하기 힘든 게 스타트업이다. 김 센터장은 미래의 스타트업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그 중심에는 ‘MZ세대의 문화’가 있었다. 

 

 “예전에는 철강이나 자동차, 석유화학 등 제조업이 가장 최첨단이었는데 지금은 IT 계열 기업들이 현재와 미래를 이끌어가고 있어요. 그런데 또 이제는 끊임없이 창의, 혁신을 무기로 한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고 팬덤을 형성해가고 있어요. 소비와 트렌드를 리딩해주고 있는 MZ세대가 무대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푸드테크 시장은 연평균 7% 이상 성장하고, 미국의 벤처캐피탈(VC) 투자의 22%가 푸드테크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IT의 5.6배, 자동차의 4.1배, 철강의 6.6배 수준이다.

 

 “또한 스타트업은 대기업이 들어오기 힘든 세부 시장이라 굉장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봐요. 스몰 세그먼트에 대한 니즈가 다양해지고 소비 패턴이 다양해지면서 대기업이 들어오기 힘든 시장이 형성되고 있어요. 모래알처럼 쪼개지는 시장이 많아질수록 스타트업에는 유리할거라고 생각해요.”

 

 ◆‘푸드테크 사관학교’ 꿈꿔

 

 “센터가 한국을 대표하는 푸드테크 사관학교처럼 발전하길 바라요. 이 센터를 통해 배출한 업체들이 식품산업의 주역이 되도록 성장하고, 글로벌로 진출했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농식품 분야 기술혁신과 해외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국가식품클러스터도 운영하고 있다. 부산, 인천, 부평, 광주, 순천 등에서 센터를 벤치마킹 하기 위해 올라왔지만 지역의 편차가 있는 건 사실이다.

 

 김 센터장은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우리 센터같은 기능을 해줄 수 있는 곳이 생기길 바란다고 했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IR 씨어터에서는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무슨 일인 지 몰라도 함께 박수를 쳐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겼다. 대여섯 명의 인원이었지만 진심이 담긴 힘찬 박수가 센터의 미래를 말해주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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