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혼란…당국, ‘공매도 금지’ 카드 꺼낼까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시장 합동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금융시장이 연일 출렁이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패닉셀링(공포에 의한 투매)에 빠지자 금융당국이 공매도 전면 금지 카드를 꺼낼지 주목된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지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공매도 전면 금지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30일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한국거래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 증권사들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총 42조98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달 국내 증시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5940억원으로 지난달(4732억원) 대비 25% 이상 급증했다. 지난달 34건에서 이달 57건으로 70% 가량 늘어난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번 달에만 공매도 거래대금이 4836억원에 달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았다. SK하이닉스가 333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강 의원은 “공매도 규모가 42조원에 달한다. 규모가 상당한 만큼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상세한 정보를 공개해야 하지만 현재 금융당국의 대처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불공정거래 행위를 비롯해 공매도 시장에 대한 종합적 분석과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폭을 더 키우고 있다며, 공매도 금지 등 시장 안정화 조치에 적극 나서달라고 금융당국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코스피가 2년 2개월 만에 2200선 아래로 주저앉으며 개인투자자들의 비명이 커졌다”며 “정부는 공매도와 주가하락 간에 상관관계가 없다고 하지만 외국인들이 숏(공매도)으로 국내증시에서 현금을 빼가고 있는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는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과매도 국면에서 코스피 대형주에 공매도가 몰리고 있다”며 “특히 이달 들어 시장 전체 공매도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내부적으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공매도 금지는 통상적인 조치는 아니다.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쓸 수 있는 조치”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금 더 쓸 수 있는 카드는 공매도 전면 금지나 증안펀드 정도인데 두 카드를 함께 쓸지, 공매도 전면 금지를 먼저 할지 등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2020년 3월 16일부터 지난해 5월 2일까지 한시적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한 적이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코스피지수가 3월 중순 1700선, 코스닥은 520선까지 내려가면서다. 이후 금융위는 지난해 5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등 대형주만 공매도 부분 재개를 시행했다.

 

 한편 최근 금융위는 시장 안정화 조치 차원에서 증권 유관기관과 2~3차례 긴급회의를 열고 증시안정펀드(증안펀드) 재가동을 위한 실무작업에 착수했다. 증안펀드는 금융권 내부 절차를 거쳐 그해 4월 초 본격 가동될 예정이었지만 이후 증시가 상승세를 타며 자금을 투입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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