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박혜선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질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수는 2016년 54만9057명에서 2020년 61만3544명으로 늘었다. 많은 사람들이 부끄러운 질환으로 여겨 중상을 숨기거나 참는 점을 감안한다면 치질 환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치질은 항문 주변의 혈관과 결합 조직이 덩어리를 이루어 돌출되거나 출혈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치핵, 치열, 치루, 항문직장농양 등 항문관과 그 주변에 생기는 항문 질환을 통칭하지만 치질 환자의 약 80%가 치핵인 탓에 대부분 치핵을 치질이라고 부른다.
치핵은 변과 가스가 새지 않도록 항문을 폐쇄시키고, 변이 항문관을 통해 나올 때는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항문쿠션조직이다. 변비나 설사, 장시간의 배변 등으로 혹사당하게 되면 이 조직을 지탱하던 지지인대가 손상되고 늘어져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병적 현상을 보일 때 치핵이라고 진단한다.
치핵은 항문관의 치상선 안쪽에 발생하는 내치핵(암치질)과 그 바깥쪽에 발생하는 외치핵(수치질)으로 나뉜다. 이 두 치핵이 함께 있는 혼합치핵으로 발전하기도 하지만, 치핵 환자의 90% 이상이 내치핵이다.
내치핵은 탈출 정도에 따라 ▲1도: 치핵이 항문 안쪽에만 머물러 있는 초기 상태 ▲2도: 배변 시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왔다가 저절로 안쪽으로 들어가는 상태 ▲3도: 배변 시 힘을 주면 치핵이 항문 밖으로 빠져 나오는데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상태 ▲4도: 빠져나온 치핵을 넣을 수 없거나 넣어도 다시 나오는 상태 총 4단계로 나뉜다.
1, 2도의 경미한 수준이라면 불편감 없이 가끔 배변 시 출혈만 있는 것이 특징이다. 3, 4도에 이르면 통증과 출혈이 잦아지고 격렬한 운동을 하거나 신체 피로도가 증가할 때 혈전성 치핵이나 감돈 치핵으로 발전할 수 있다.
초기 단계라면 보존적 치료를 하거나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호전된다. 하지만 보존적 요법으로 낫지 않고 출혈 및 항문소양증을 동반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 또는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이라면 수술적 치료를 권장한다.
치질 치료는 주로 원형 자동 문합기 수술을 시행한다. 이 술식은 늘어진 항문 점막과 치핵 덩어리를 항문관 안쪽으로 끌어올려 치상선 위에서 원형 자동 문합기로 절제와 동시에 문합해 탈출된 직장 점막을 밀어 넣어 치핵을 원래 위치로 환원하는 방식이다. 기존 치핵 절제술과 달리 자각 신경이 분포하지 않는 치상선 위쪽에서 수술이 이뤄지므로 통증과 출혈이 적은 만큼 회복이 빨라 수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서울장앤항외과 이호석 대표원장(대장항문외과 세부 전문의)은 “치질 치료는 병변의 상태와 진행 정도를 고려해 그에 적합한 치료를 적용해야 한다”며 “항문은 혈관과 신경이 집중돼 있는 부위인 만큼 치질 수술은 해부학적 이해도가 높고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치질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질환으로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은 피하고 변의가 느껴질 때 바로 배변을 보며 3~5분 내에 해결해야 한다. 딱딱한 변은 배출 시 항문을 자극하므로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