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금 인상에 평년 대비 이른 설까지…물가 오를 일밖에 없네

전기요금 인상…2분기 이후 가스요금도 오를 듯
주요 지자체, 대중교통 요금 인상 단행 검토
설 앞두고 농축수산물 가격 인상 조짐도

서울 시내 한 다세대주택에 설치왼 전력량계 모습. 뉴시스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에 예년 대비 이른 설 명절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소비자물가가꺾이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5월부터 8개월 연속 5%대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1% 상승했다. 지난 외환위기 당시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장기화, 중국의 코로나 봉쇄, 강달러 현상 등 여러 악재가 물가를 자극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를 품목성질별로 보면 공업제품은 6.9%가 올랐는데, 특히 석유류(22.2%)의 오름 폭이 컸다. 축산물(6.0%) 등이 오르며 농축수산물은 3.8% 상승했다. 전기·가스·수도는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아 12.6%나 급등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최근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물가를 더욱 자극할 공산이 높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kWh당 13.1원 인상하기로 했다. 이번 전기요금 조정으로 0.15%포인트가량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요금은 전기요금 인상 및 동절기 가스비 부담 등을 고려해 올 1분기엔 동결된다. 하지만 정부는 2분기 이후 가스요금 인상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한국전력 및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의 적자 차원에서 향후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주요 지방자체단체도 올해 택시·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을 이미 인상했거나 인상을 검토 중이다.

 

 평년보다 이른 설 명절도 물가 불안요인이다. 농축수산물 가격을 중심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농축수산물은 1년 전 대비 3.8% 올랐는데, 축산물이 6.0%, 농산물과 수산물이 각각 2.4%, 3.4%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도 명절을 앞두고 물가 잡기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 4일 설 민생안정대책 발표를 통해 설 명절 직전인 오는 20일까지 배추, 무, 사과, 소고기·돼지고기, 명태, 고등어 등 16대 설 성수품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인 총 20만8000톤을 공급하기로 했다. 농축수산물 할인에 300억원을 투입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한국은행은 올해 초에도 소비자물가가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진단했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달 30일 개최한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향후 물가 경로상에는 유가 추이, 중국내 방역조치 완화 및 코로나 재확산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공공요금 인상 등이 상방리스크로, 경기둔화폭 확대 가능성 등은 하방리스크로 각각 잠재해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정부와 한국은행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3.5%, 3.6%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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