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수요층 많아”…기아·테슬라도 주목하는 픽업트럭 시장

GMC 시에라. 한국GM 제공

 다용도 픽업트럭이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픽업트럭은 좁고 복잡한 한국 대도시 도로 특성상 효율이 떨어지고, 화물용 차량으로서는 ‘포터(PORTER)’ 등 더블캡 1톤 트럭의 높은 가성비에 밀려 좀처럼 국내에서 기를 펴지 못했던 차량이다.

 

 하지만 높은 견인력을 지니고 레저용으로도 적격이라는 평가를 들으며 최근 각광받고 있다. 이미 GMC, 포드 등 픽업 트럭 대표 브랜드들이 국내시장에 활발하게 다양한 모델을 출시했으며, 기아와 테슬라도  늦어도 내년까지 각 사를 대표하는 픽업트럭을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잠잠하던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포문을 연 브랜드는 GM 산하의 SUV, 픽업트럭 전문 브랜드인 GMC다. 8일 GMC에 따르면 GMC는 지난해 6월 국내 공식진출을 선언한 후, 지난달 7일 ‘GMC 시에라(SIERRA)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초대형 픽업트럭 ‘시에라(Sierra)‘를 국내 공식 출시했다.

 

 시에라는 대형 픽업트럭다운 풀박스 프레임 보디와 강력한 견인능력, 첨단 고급 편의사양 적용 등으로 국내 다양한 수요층에 어필하고 있다. 

 

 소비자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한국GM에 따르면 시에라는 출시 이틀만인 지난달 9일 초도물량 100대가 완판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시에라는 국내 픽업트럭의 대표주자인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보다 큰 사이즈를 지녔다”며 “때문에 수요가 제한적일 것으로 봤지만 예상보다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포드 넥스트 제너레이션 레인저 와일드트랙.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제공

 ‘F시리즈’와 ‘레인저(Ranger)‘라는 대표 픽업트럭 라인을 갖춘 포드도 새로운 레인저를 국내에 선보이며 출사표를 던졌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포드코리아)는 지난 2일 ‘넥스트 제너레이션 레인저(레인저)’ 쇼케이스를 열고 ‘와일드트랙(Wildtrak)’과 ‘랩터(Raptor)’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되는 레인저를 선보였다. 레인저는 2.0ℓ 바이터보 디젤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 전면 시그니처 C-클램프 헤드라이트가 적용돼 강렬한 인상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데이비드 제프리(David Jeffrey) 포드코리아 대표는 “토크를 중시하는 한국시장 특성 상 디젤 모델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구체적인 판매 목표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레인저의 품질에 대한 자신이 있다.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해 판매하겠다”고 말했다. 레인저 와일드트랙은 이번 달, 랩터는 2분기 중 고객 인도가 시작될 예정이다.

 

 기아는 지난 1981년 브라사 픽업트럭(B-1000) 단종 이후 43년만에 신형 픽업트럭을 생산할 계획이다. 기아는 자사 대형 SUV 모하비의 뼈대를 활용한 중형 픽업트럭 ‘TK1’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는 해당 차량을 내년 1월 출시할 목표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전기차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Cybertruck)’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현지시간 지난 1일 일론 머스크 CEO 등이 참석한 ‘투자자의 날’ 행사를 통해 그동안 여러차례 출시가 연기된 사이버트럭을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을 밝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레저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픽업트럭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픽업트럭은 유틸성뿐 아니라 화물차로 구분돼 연간 자동차세가 3만원도 안되고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도 면제되는 등 다양한 세제혜택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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