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0년 간 사내 스타업 분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자동차를 포함한 한국 산업 전체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9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임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탄생한 현대차그룹의 사내 스타트업 4곳을 독립 기업으로 분사시켰다. 4곳은 ‘모빈(MOBINN)’, ‘어플레이즈(APLAYZ)’, ‘서프컴퍼니(SURFF Company)’, ‘카레딧(CaREDIT)’ 등이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부터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벤처플라자’를 운영, 2021년 명칭을 ‘제로원 컴퍼니빌더’로 바꾸고 자동차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사업 선발 범위를 넓혔다. 지난 2003년 차량용 영상인식 기반 ADAS 솔루션 개발 및 생산 ‘AI MATICS (구 PLK)’와 차량용 디지털 운행기록계 및 차량용 블랙박스 ‘HK-eCAR 등 2곳을 시작으로 처음 분사를 시작한 현대차그룹은 올해까지 20여년간 총 76개 팀을 선발해 육성했고, 그 결과 30개 기업이 독립 분사했다. 특히 2019년부터 올해까지 분사한 기업은 총 분사 기업의 70%에 해당하는 21곳이다. 최근들어 스타트업 육성 및 지원이 더 활발해지고 있으며, 분명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의미다.
선발된 스타트업은 최대 3억원의 개발비용을 지원받고 1년 간의 제품/서비스 개발 및 사업화 기간을 거쳐 분사 또는 사내사업화 여부가 결정된다. 아울러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분사 후 3년까지 재입사 기회도 갖는다.
▲제로원 엑셀러레이터
현대차그룹은 사내외에서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제로원 액셀러레이터(ZER01NE ACCELER ATOR)’다. 이 프로그램은 현대차그룹 내 현업팀이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우수한 역량을 가진 스타트업을 발굴, 협업을 진행하고 다양한 혁신 기술의 전략적 활용 가능성을 검증 및 개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이다.
현업팀이 스타트업과 협업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제시하고 선발 과정에도 참여해 최종 선발된 스타트업과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회사 간 경계를 넘어 새로운 기술 개발에 대한 시너지를 창출해내는 것이 특징이다.
2018년에 출범한 제로원 액셀러레이터에는 지금까지 현대차그룹 내 11개 그룹사, 150개의 현업팀이 참여했다. 또한 스타트업의 경우 총 140개사가 선정됐고, 107건의 협업 프로젝트가 진행됐으며, 74개사에 대한 지분투자가 이뤄진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모빌리티, 건축물 관리 솔루션, 로보틱스, 메타버스 등 7가지 주제 총 26건의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상반기 그룹사내 스타트업을 모집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그룹사 외부적으로는 현대차그룹 완성차 브랜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진행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라운지(Open Innovation Lounge)가 눈길을 끈다. 이 프로그램은 창의적이고 유연한 상품 및 신기술 개발 문화를 조성하고 외부 스타트업과의 기술 협력으로 고객이 원하는 기술 경험을 신속하게 차량에 적용하기 위해 2019년 시작된 개방형 혁신 상품개발 플랫폼이다.
현대차∙기아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인 현대 크래들(Hyundai CRADLE, 북미·유럽·중국·이스라엘·싱가포르) 및 제로원(ZER01NE, 국내)과 함께 1000여 개의 혁신적인 글로벌 스타트업들의 기술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중 일부를 실제 차량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의 분사 스타트업
이번에 분사한 4개 스타트업은 자율주행 배송 로봇을 개발하고 라스트마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빈’,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공간별 맞춤 음악을 선정하고 재생하는 서비스의 ‘어플레이즈’, 물류업체 간 선박 적재 공간 실시간 공유∙중개 플랫폼을 운영하는 ‘서프컴퍼니’, 차량 데이터 분석을 통해 차량 부품 수명과 유지비 예측 솔루션을 제공하는 ‘카레딧’ 등이다.
‘모빈’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배송 로봇을 통해 라스트마일(Last Mile: 배송과정에서 소비자에게 가는 최종단계)에서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빈’이 개발한 배송 로봇은 언제 어디서든 주문 고객의 문 앞까지 배송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고무소재 바퀴로 계단을 자유롭게 오르내리며 라이다와 카메라를 이용해 주/아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아울러 이동 제약이 없어 향후 택배나 음식 배달, 순찰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플레이즈’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공간별 맞춤 음악을 자동으로 선정하고 재생하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 서비스는 시간, 날씨 등 외부요인과 공간 내 출입시스템, 키오스크 등으로 파악한 방문자의 이용 목적, 특성, 취향 등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음악을 재생하며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서프컴퍼니’는 물류업체의 원활한 해상 화물 운송을 위해 선박 내 화물 적재 공간인 ‘선복’을 실시간으로 공유∙거래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물류업체가 선사에 직접 확인해 유휴 선복을 찾지 못하면 물류 장애가 생기거나 갑작스러운 물동량의 변동으로 선복이 남아 비용을 지불하는 등 애로사항이 있었다. ‘서프컴퍼니’가 개발한 선복 공유 플랫폼은 선사/선박별 선복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물류업체 간 유휴 선복 거래를 중개해 원활한 해운환경을 조성한다.
‘카레딧’은 차량별 정비 이력 데이터를 수집해 부품 잔여 수명과 수리비를 예측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개별 차량 데이터를 축적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차량 외관을 점검하지 않아도 차량 기본 정보만 입력하면 진단 및 수리 비용 결과가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향후 중고차 판매사, 보험사, 차량금융사 등 자동차 애프터 마켓에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각 사는 분사 전부터 각종 기관에서 상을 받으며 경쟁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모빈’은 2022년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 주관한 ‘경기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고 같은 해 ‘서프컴퍼니’는 한국산업은행이 주관한 ‘KDB 스타트업 공모전’ 대상, ‘카레딧’은 한국여성벤처협회가 주관한 ‘여성청년창업챌린지’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