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기업대출 5%대 고공행진…“건전성 관리 총력”

높아진 금리에 대출 상환 부담 커질 듯
은행권 "올해 자산건전성 관리 핵심 경영 과제"

게티이미지뱅크

 

 은행권의 기업대출 금리가 넉 달째 연 5%대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높아진 금리 수준으로 기업들이 빚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은행의 자산건전성 관리의 중요성 역시 더욱 부각될 것으로 분석된다.

 

 1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연 5.47%를 기록했다.

 

 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엔 연 2% 중후반 수준에서 유지되다가 같은해 11월 연 3.12%를 기록하며 연 3%대로 올라섰다.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다 지난해 7월엔 연 4.12%를 기록하며 연 4%대를 넘어섰다. 이후 같은해 10월엔 연 5.27%로 급등하며 연 5%대도 뚫었고, 11월 연 5.67%, 12월 연 5.56%, 올해 1월 연 5.47%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연 5%대 중반대에서 유지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 및 지난해 하반기 회사채 시장 충격 등이 맞물린 결과다.

 

 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연 5%대로 올라선 지 오래다. 은행의 대기업 대출금리는 지난해 10월 연 5.08%를 기록하다가 올 1월엔 연 5.30%까지 상승했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해 10월 연 5.49%를 기록하며 연 5%대를 뚫은 후 이듬달 연 5.93%로 연 6%대까지 바짝 다가섰다. 이후 두 달 연속 하락세를 그리다 지난 1월엔 연 5.67%로 다소 하락했다.

 

 경기 둔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기업들의 대출 상환이 어려워질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초기인 지난 2020년 4월부터 시행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대상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만료될 경우 숨은 부실이 확산할 우려도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한계기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이라는 두 가지 악재가 겹치며 기업들의 실적 둔화와 재무구조 악화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재무구조가 취약한 한계기업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장률 하락 전망 등 경기 상황마저 얼어붙으면서 은행들은 기업대출 부실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최근 1년 새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연체율은 일제히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의 연체율은 지난 2021년 말 0.12%에서 지난해 말 0.16%으로 1년 새 4bp 올랐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0.22%로 1년 전에 견줘 3bp 올랐고,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연체율도 0.20%에서 0.23%으로 3bp 상승했다. 우리은행의 연체율 역시 1년 새 0.19%에서 0.22%로 올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수익성 개선보다는 자산 건전성을 어떻게 관리해나가느냐가 경영의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자영업자·취약차주의 부실위험이 커지고 있어 자산건전성 관리가 은행의 신용도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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