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리뷰] “나도 호텔 손님”… 멍 프렌들리 ‘서울드래곤시티’

◆서울드래곤시티 ‘멍 프렌들리’
객실부터 다이닝까지 ‘함께해요’
산책 코스 ‘더 가든’ 조성 눈길
하네스·피트니스 등 재미 ↑
연간 1400마리… 장기투숙도↑

우리 집 강아지와 느긋하게 봄을 즐기고 싶은데, 멀리 떠나기는 부담스럽다면 ‘도심 속 펫캉스’가 제격이다.

 

반려인구 1500만명 시대, ‘금쪽같은 내 강아지’와의 호캉스 경험을 제공하는 호텔들이 증가세다. 반려견의 차멀미 부담 없이 콧바람을 쐬기 좋다.

 

반려견과 호캉스를 즐긴 가족들은 함께 ‘힐링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특별한 경험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에는 투숙까지만 허용됐다면, 이제는 다이닝 시설까지 즐기도록 하는 곳도 늘고 있어 경험을 한층 풍성하게 만든다.

토토가 서울드래곤시티를 찾아 호캉스를 즐기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최근 ‘멍 프렌들리 서비스’를 시작한 서울드래곤시티를 강아지 ‘토토(4)’와 찾았다. 서울드래곤시티는 4개 브랜드의 호텔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호텔 앤 레지던스’는 반려견 동반이 가능하다.

 

이날 토토와 함께 호텔의 ‘멍 프렌들리’ 서비스를 경험했다. 서울드래곤시티 측은 “반려인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건강한 펫캉스 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출시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우선 체크인과 함께 보호자뿐 아니라 강아지의 정보도 간단히 기록한다. 몸무게 10㎏ 미만의 반려견 두 마리까지 동반 투숙이 가능하며, 한 마리당 추가요금(5만5000원)이 발생한다.

서울드래곤시티는 강아지 투숙객을 위해 '아임 어 호텔 게스트' 목걸이를 제공한다. 사진=정희원 기자

호텔 측은 체크인과 함께 반려견을 ‘손님’으로서 환대해주는 의미로 귀여운 목걸이를 제공한다. 편안하게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디자인에 ‘아이 엠 어 호텔 게스트(I am a hotel guest)’ 문구가 적혀 있어 깜찍하다. 객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용 샴푸도 제공한다.

 

체크인 후 객실까지 올라갈 때에는 반려견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면 되는데, 이때 케이지나 유모차 없이 하네스만 착용하면 편안하게 탑승할 수 있다.

객실 내부를 확인하는 토토. 사진=정희원 기자

객실에 들어가니 반려견을 위한 용품이 한데 정리돼 있다. 포근한 방석과 전용 그릇, 편안하게 일을 볼 수 있도록 배변판과 배변패드도 마련했다.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 PXG의 하네스와 강아지용 경량 백팩, 리드줄까지 렌탈해준다.

객실에는 강아지용 식기, 배변판과 패드, 쿠션과 하네스 등 필요한 물품이 마련돼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스위트룸’부터는 내부에 풀 키친과 함께 세탁기, 건조기 등도 갖추고 있어 편리하다. 세제와 수세미도 있어 강아지 식기 관리에도 용이했다.

침실을 둘러보는 토토. 사진=정희원 기자

강아지들은 새로운 곳을 낯설어하기도 하는데, 충분히 시간을 주고 공간을 살펴보게 해주니 금세 안정을 찾는다. 환경 변화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편인 토토는 거실과 주방, 침실을 샅샅이 살펴보며 룸 투어에 나섰다.

 

객실에 마련된 PXG 쿠션이 쫀득하고 푹신한데, 이를 귀신같이 한눈에 알아본다. 객실 점검 후 쿠션 위로 ‘알아서’ 자리를 잡았다.

 

철저한 청소 덕분인지 이전의 다른 강아지의 흔적이나 냄새는 거의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PXG의 푹신한 방석으로 알아서 자리를 잡는 토토. 사진=정희원 기자

용산 뷰를 자랑하는 통유리 객실에서는 호캉스를 하러 온 식구들끼리 인증샷을 찍기도 좋다. ‘호텔 게스트’ 목걸이를 착용하고 서울 중심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겨보자.

 

시간에 맞춰 간식을 조절해 급여하는 스마트 장난감도 있어 재미를 더한다. 사용법이 어려우면 직원들이 친절하게 알려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호캉스를 함께 즐기다보면 장난감을 쓸 시간 없이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반려동물 전문가들은 낯선 곳에서 강아지들의 긴장을 풀어주려면 유대감이 형성돼 있는 보호자와 산책 하는 게 최고라고 조언한다. 반려동물이 주변 환경에 익숙해지게 하고, 안정감을 되찾아주기 위함이다. 반려견이 새로운 환경에 불안감을 느낀다면 일단 데리고 나가는 게 상책이다.

서울드래곤시티가 마련한 산책 코스 '더 가든'. 사진=정희원 기자

서울드래곤시티는 이같은 특성을 고려해 호텔에 별도의 산책 공간 ‘더 가든’을 마련했다. 약 10~15분 정도의 코스로 구성됐으며, 코스에는 잔디가 깔려 있어 걷기 좋다.

 

특히 배변봉투와 쓰레기통도 비치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드래곤시티를 뒷배경으로 사진을 남겨보자. 좀더 걷고 싶다면 용산역 인근까지 좀더 멀리 코스를 넓히는 것도 한 방법이다.

PXG 하네스에는 가벼운 백팩이 달려 있어 내부에 배변봉투 등을 구비하기 좋다. 사진=정희원 기자

반려견과 함께 라운지 이용은 어렵지만, 다이닝 공간은 함께 갈 수 있다. 토토와 레스토랑 ‘알라메종 와인 앤 다인’을 찾았다. 이때 캐리어는 필수. 다만 캐리어보다 ‘견모차’를 활용하는 게 유리할 것 같다. 시선을 맞추기도 좋고, 강아지도 편안하게 간식을 먹고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알라메종에서 반려견과 함께 식사를 즐기는 모습. 사진=정희원 기자

강아지의 식사는 직접 준비해야 하는 만큼, 혼자 셰프의 요리를 즐기기 어쩐지 미안하다. 레스토랑에 오기 전 미리 특식을 주고, 식사 중 좋아하는 간식까지 풀코스로 준비했다. 날씨가 좀더 풀리면 실외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이날 하루종일 열심히 다닌 덕분에 토토는 코를 골고 ‘꿀잠’에 빠졌다. 

 

푹신한 침대에서 자고난 뒤에는 조식시간이다. 인룸 다이닝으로 방에서 편안하게 강아지와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사람들만 맛있는 것을 먹기 미안해 이날 아침도 특식으로 준비했다. 여유가 있다면 아침 산책을 나오자. 

조식의 경우 뷔페 대신 인룸 서비스를 활용하면 편안하게 즐기기 좋다. 사진=정희원 기자

반려견과 떠나는 호캉스의 최대 장점은 바로 강아지에게 집중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살짝 벗어나 강아지와 찰싹 붙어서 하루를 온전히 보내는 것만큼 힐링되는 것은 없다. 유치원이나 강아지호텔에서 ‘잘 지내고 있을까’, 걱정하거나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멍캉스’를 고려한다면 기존 호캉스에서처럼 수영장이나 라운지 이용은 배제하자. 서울드래곤시티 측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강아지를 객실에 두고 시설을 이용할 수 있지만, 반려견 혼자 낯선 곳에서 머무르는 것은 정서상 피하는 게 권고된다. 이왕 반려견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호캉스를 택했다면, 오후 3시부터 다음날 11시까지 우리 강아지를 위해 온전히 시간을 내어주자.

 

호텔 측은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했다. 이와 관련 서울드래곤시티는 최근 프리미엄 펫 가구 브랜드와 함께하는 ‘나르 펫룸’도 선보였다.

 

토토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지, 이제 서울드래곤시티 인근을 지나면 ‘아는 곳’이라며 자동차 유리창에 기대며 반가워한다. 

한편, 서울드래곤시티의 지난해 펫 투숙 매출은 8000만원대로 집계됐다. 이는 1마리당 투숙 비용만 계산한 것으로 객실 매출은 별도다. 약 1400여마리가 호텔을 찾은 셈이다.

 

호텔 특성상 펫 동반 장기투숙 고객도 증가세다. 서울드래곤시티 관계자에 따르면 장기투숙 고객 대상 펫 매출 역시 2021년에 비해 2022년 40% 증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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