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 중에는 주변 사람들이 갑상선암을 ‘착한 암’이라 부르며 자신의 고통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고 호소하곤 한다.
실제로 갑상선암은 다른 암에 비하면 진행 속도가 느려 환자의 생존율이 높고 예후가 좋은 편이긴 하다. 하지만 환자가 느끼는 두려움과 치료 과정에 따르는 고통, 피할 수 없는 후유증 등은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게다가 갑상선암 종류 중 수질암이나 미분화암은 치료가 쉽지 않고 진행 속도가 빨라 환자의 사망률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갑상선암 전체를 묶어 가볍게 인식해선 안 된다.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이다. 인체의 생존에 필요한 각종 대사 작용을 갑상선 호르몬이 관여하기 때문에 이 곳에 문제가 생기면 생활의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생존에도 큰 악영향을 미친다. 목 앞부분에 혹이 생기거나 이물감이 든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하고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갑상선 초기암을 발견하고자 한다면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 초음파는 X-ray 촬영 등과 달리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임산부라도 안심하고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갑상선암 환자는 남성보다 여성이 많으며 40대 이상부터 발병율이 높아지기에 이러한 연령, 환경에 처했다면 갑상선초음파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초음파 검사로 갑상선에 생긴 결절의 위치나 크기, 형태, 석회화 여부 등을 파악하기만 해도 해당 결절이 양성인지 악성(암)인지 어느 정도 알아차릴 수 있다. 악성결절의 가능성이 크다면 추가로 세침흡인생검술을 통한 조직검사를 진행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예전에는 암이 발견되기만 하면 무조건 절제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암 조직을 제거하며 갑상선 조직이 함께 제거되는 바람에 만성적인 갑상선기능저하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이 늘어나며 이러한 과잉 진료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된 상황이다. 암이라 하더라도 크기가 1cm 이하로 작고 주변에 전이되지 않았다면 꾸준히 추적관찰 하며 최적의 치료 시기를 잡는 것으로 족하다.
또한 양성결절이라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하더라도 그 크기가 지나치게 커져 주변 조직을 압박하여 불편함을 초래한다면 이를 제거하는 편이 낫다. 이 때에는 절개를 하는 것보다는 결절만 제거할 수 있는 고주파열치료가 효과적이다. 마취, 출혈에 대한 부담이 없고 흉터가 남을 걱정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 결절의 위치나 크기 등에 따라 고주파열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의사의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안양 조은유외과 김준호 대표원장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갑상선암도 빨리 발견해 치료를 개시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갑상선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 정기적인 갑상선초음파 검사가 중요하므로, 초음파 검사가 가능한 유방외과 등을 찾아 한 번쯤 검사를 받아보기 바란다. 만일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이른 시기부터 초음파 검진을 시작해야 갑상선 건강을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