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문 개방' 30대 "실직 후 스트레스, 답답해 빨리 내리고 싶었다"

26일 오후 대구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아시아나 비행기의 출입구 비상개폐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 착륙 직전 비상구를 연 30대 남성 A씨는 “실직 후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경찰에 “최근 실직 후 스트레스를 받았다. 비행기 착륙 전 답답해 빨리 내리고 싶어 문을 열었다”고 진술했다. 

 

A씨는 키 180cm에 몸무게 100kg정도의 건장한 체격으로, 비상문 바로 옆 자리에 탑승했다. 항공기 출입문은 지상 약 305m 이상 올라가면 기내와 외부 기압 차이로 강제 개방이 어렵다.

 

그러나 당시 여객기가 착륙을 앞두고 고도를 낮추는 과정이었고, A씨는 레버를 잡아당겨 출입문을 열었다. 비상문이 열리는 순간 기내에선 비명이 터져 나오고 일부 승객은 호흡곤란 증세로 쓰러지기도 했다.

 

당초 A씨는 전날(26일) 경찰에 체포된 이후 진술을 거부해왔다. 하지만 경찰 수사가 이어지며 범행 동기 등을 털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해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김민지 기자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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