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IPO주관 1위 ‘삼성증권’…KB·NH證 주춤

게티이미지뱅크

 올 상반기 증권사들의 기업공개(IPO) 주관 실적 순위가 뒤바뀐 양상이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을 주관해 IPO 신흥 강자로 거듭난 KB증권은 올해 ‘0건’을, 전통 강자로 불린 NH투자증권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반면 삼성증권이 공모총액 1위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하반기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어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거래소 기업 공시채널(KIND)에 따르면 올해 증권사들의 공모 규모는 삼성증권이 1514억원으로 가장 많고 미래에셋증권(1263억원), 한국투자증권(1081억원), 한화투자증권(50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상반기까지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순위에 있는 대형 증권사들의 상장 주관 실적은 미래에셋증권 6건, 한국투자증권 4건, 삼성증권 3건, 신한투자증권 2건을 기록 중이다.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각각 1건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삼성증권의 주관 건수가 3건이지만 공모총액이 1500억원을 넘어선 것은 기가비스 덕분이다. 반도체 기판기업 기가비스는 5000억원이 넘는 상장 시가총액을 인정받은데다 공모주 청약에 10조원 가까운 증거금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삼성증권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SGI서울보증, SSG닷컴 등 수조원대 기업가치로 추정되는 기업들의 상장 주관을 맡게 돼 하반기 반전이 기대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 주관도 NH투자증권과 공동으로 맡게 됐지만 모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의 이동채 전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연내 상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IPO 신흥 강자였던 KB증권은 올해 주관실적이 한건도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공모액만 12조7500억원에 이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대표로 주관한 데 이어 더블유씨피 등 대어를 연이어 상장해 1위를 기록했다. 하반기 LG CNS, 두산로보틱스, LS머트리얼즈 등 대어급 IPO 상장 주관을 통해 반전을 꾀할 지 주목된다.

 

 NH투자증권도 올해 오아시스, 컬리, 케이뱅크 등이 줄줄이 상장을 연기하며 부진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까진 NH스팩28호(69억원)와 지아이이노베이션(104억원) 등을 합쳐 200억원이 안되는 수준의 공모 금액을 기록 중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상장할 기업들의 흥행 여부에 따라 증권사 주관사들의 실적도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증시 분위기가 양호한 편이라 IPO 시장 회복과 대어급 종목 등장 가능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황성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증시 환경이 나아지고 있는 만큼 IPO 시장 성장세는 하반기에 이어질 것”이라며 “지난해 철회했던 IPO 시도가 재추진되고 흥행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소강 상태였던 국내 IPO 시장의 공모 기업 사이즈가 커지고 있다. 하반기가 더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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