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아이 손잡고 서울대병원 시계탑 의학박물관 놀러오세요"

김학재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장
“서울대병원‧의대 공동 의미 깊어
상설전시‧시계탑 등 볼거리 다양”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과 서울대 의대 해부학교실이 뭉쳤다. 이들은 오는 11월까지 ‘해부학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특별전을 열고 77년간의 국내 해부학 역사를 회고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김학재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장(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은 “사실 많은 사람들이 서울대병원과 서울대 의대를 동일시하지만 조직으로 봤을 때 별개의 기관”이라며 “서울대병원과 서울대 의대 기초의학교실이 함께 문화행사를 여는 것은 처음인 만큼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 해부학은 의대생이 됐음을 체감하는 의대의 시그니처 교과목이다. 의대 예과에서 본과로 올라와서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기초과목 중 하나다. 모든 의학 용어가 여기서 비롯된다. 해방 이후 해부학을 공부하기 쉽도록 국내 의사들은 어려운 시절 힘을 모았다. 이런 과정을 이번 전시에서 엿볼 수 있다.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에서 김학재 관장을 만났다.

김학재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장(방사선종양학과 교수)이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전시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해부학교실은 역사가 무척 오래된 서울대 의대의 기초의학교실이다. 이렇다보니 교실과 퇴임하신 교수님들은 가지고 있던 귀한 자료들을 박물관에 많이 기증해왔다. 신동훈 서울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님의 제안으로 뜻을 모았다. 이를 토대로 ‘과거’ 테마의 전시실에서는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1950년대부터의 해부학교실의 노력을 살펴보고, ‘미래’에서는 주니어 교수님들의 활약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해부학은 본과 의대생의 기초다. 26년 전 내가 공부하던 시절에도 학점 비중이 높았던 과목이 바로 해부학이었다. 해부학 시험을 잘 못 치면 첫단추를 잘못 끼우는 수준이었다. 무척 중요한 과목 중 하나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뼈나 근육을 알아보는 게 아니라, 다양한 연구가 접목돼 이뤄지는 분야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같은 해부학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전시에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 있다면.

 

“광복 이전 교수님들이 수기로 한땀 한땀 일러스트를 그리고 철필로 적은 1952년도 해부학 교과서다. 조직을 직접 깎아서 보관한 슬라이드도 있다. 해부학 교육을 위해 노력한 의사들의 노력이 녹아 있다. 70여년 전의 물품으로 쉽게 보기 어려운 전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시계탑 건물로 불리는 대한의원 본관. 이곳 2층에 서울대 의학박물관이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추천 관람 대상이 있다면. 의사를 꿈꾸는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도 좋은 기회일것 같다.

 

“전 연령층이 모두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다. 서울대 의학박물관의 전시는 대부분 무료로 이뤄져 부담도 적다. 어린이병원 간호사들이 소아 환자를 데리고 소풍 나와 함께 둘러보기도 한다.

 

중‧고등학생도 의외로 많이 찾는다. 의학박물관은 특별전 이외에 국내 의학의 발전 등을 다룬 상설전시도 진행 중인데 이 역시 수요가 높다. 우리 박물관 학예사에 따르면 고등학교 시절 견학을 왔다가 실제로 서울대 의대에 진학해 다시 이곳 시계탑 건물에서 재회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현재 월 1500명 정도의 방문객이 박물관을 찾고 있다. 전시 안내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상설전과 특별전 전시를 안내하고, 오래된 대한의원 건물과 시계탑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의학박물관 상설 전시관에는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다양한 옛 물품이 전시돼 있다. 이는 100년 전 병원을 재현한 포토존. 사진=정희원 기자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은…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은 원내 시계탑 건물 2층에 위치했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현대식 병원인 과거 ‘대한의원 본관’이다. 이는 1907년 착공돼 1908년 준공된 100년도 넘는 건물이다.

 

의학박물관은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이 소장하고 있던 의학 관련 유물과 문서를 연구하고 전시할 목적으로 1992년 문을 열었다.

 

특히 의학과 관련된 지속적인 전시 활동으로 박물관으로서의 공공기능을 활발히 수행 중이다. 학예사로부터 전시 안내를 받고 싶다면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곳 전시는 매주 월~토요일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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