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빛 과녁을 명중시켰다.
정유진(40·청주시청), 하광철(33·부산시청), 곽용빈(29·충남체육회)으로 구성한 한국 대표팀은 25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사격 남자 10m 러닝타깃 단체전에서 1668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8명의 기적
러닝타깃은 10m 앞에서 가로 방향으로 움직이는 표적을 맞히는 경기다. 표적 속도가 일정한 정상 종목과 무작위로 속도가 달라지는 혼합으로 나뉜다. 개인당 60발을 쏴서 총점으로 순위를 매긴다. 단체전은 개인전 본선에 출전한 3명의 점수를 합쳐서 메달 색을 가린다.
1~9조로 나뉘어 2명씩 경기를 진행했으며 마지막 조였던 유송준(북한)이 마지막 3발을 9점, 7점, 8점에 그쳐 기회가 찾아왔다. 국제사격연맹(ISSF)은 러닝타깃 총점이 같을 경우 이너텐(Inner Ten·10점 정중앙) 총합으로 순위를 매긴다, 한국은 북한과 1668점으로 동점을 이뤘으나 이너텐 횟수에서 39차례로 29개에 그친 북한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인 에이스 정유진이 565점(3위)으로 분전했다. 곽용빈은 554점(8위), 하광철은 549점(12위)을 쐈다. 정유진은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개인전에서도 3위를 차지하며 동메달을 추가했다.
올림픽에서 열리지 않는 탓에 권총, 소총보다 주목을 받지 못했다. 대한민국 현직 남자 러닝타깃 선수는 단 8명(정식 실업선수 4명, 대학 선수 2명, 은퇴 선수 2명)에 불과하다. 적은 자원에서 아시아를 제패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정유진도 선수 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끝에 값진 결실을 맺었다.

◆ 쾌조의 출발
한국 사격은 대회 이튿날에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러닝타깃에 앞서 박하준(23·KT)이 남자사격 10m 공기소총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은메달 2개를 따냈다. 첫 아시안게임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예선전부터 활약을 펼쳤다. 10m 공기소총 예선전은 선수 전원이 정해진 시간 60발을 쏴 우열을 가린다. 예선전 결과로 단체전의 메달 색깔이 달라진다. 박하준은 632.8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김상도가 629.1점(11위), 남태윤이 628.2점(13위)을 더해 한국은 총점 1890.1점을 찍었다.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인도(1893.7점)의 뒤에 섰고 개최국 이점을 안은 중국(1888.2점)을 제치며 짜릿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일하게 예선 8위 안에 든 박하준은 결선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10발(1발당 최대 10.9점)을 쏘는 첫 스테이지를 104.9점, 2위로 출발했다. 2발씩 쏴서 최저점 선수가 한 명씩 떨어지는 2라운드에서도 좋은 흐름을 보였으나 253.3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성리하오(중국)에 밀렸다.
송종호(33·IBK기업은행)와 김서준(33·경기도청), 이건혁(24·국군체육부대)이 호흡을 맞춘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도 1734점을 합작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