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갑작스러운 어깨통증이… ‘오십견’ 의심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아침, 저녁으로 부는 찬 바람 때문에 혈관이 수축되어 혈액 순환이 저하되기 쉽다. 근육이 긴장하고 관절 내 관절액이라는 일종의 윤활유가 감소하면서 어깨 등 관절 부위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만일 이러한 통증이 며칠 안에 잦아들지 않고 갈수록 심해진다면 정형외과 등 병원을 방문해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단순히 근육통이라 생각해 넘겼던 문제가 알고 보면 오십견 등 심각한 관절 질환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십대 환자가 많다는 이유로 오십견이라 불리는 어깨 질환은 중장년층이라면 매우 익숙한 질환이다. 정식 진단명은 유착성 관절낭염.

 

어깨는 비교적 불안정한 구조로 되어 있는데 이를 보상하기 위해 인대, 근육 등이 어깨 관절을 둘러싸고 그 주변을 섬유주머니가 두르고 있는 형상이다. 이러한 섬유주머니가 바로 관절낭이다. 이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면 어깨 관절에 관절낭이 유착되어 통증이 발생하며 어깨의 움직임이 제한되어 마음대로 팔, 어깨를 쓰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어깨와 팔이 얼어붙은 듯 하다 해서 동결견이라고도 불린다.

오십견이라는 별명처럼 50대 이상의 환자가 주를 이루는 질환이지만 과도한 어깨의 움직임, 운동부족 등 여러 이유로 인해 40대 이하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오십견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통념상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20~50% 가량의 사람들이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어깨의 운동 제한 등을 경험하기 때문에 가급적 초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해야 한다. 또한 오십견의 주요 증상이 다른 어깨 관절 질환과 유사하기 때문에 함부로 오십견임을 속단하지 말고 영상의학적 검사 및 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하다.

 

오십견과 혼동하기 쉬운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회전근개파열이 있다. 회전근개파열이란 어깨와 팔은 연결하고 있는 네 개의 근육, 곧 회전근개 중 하나 이상이 손상된 상태를 말한다. 이 질환이 발생하면 팔을 쓰기 어려워지고 통증이 생기는데 오십견과 달리 자연 치유가 매우 어렵고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손상 부위가 넓어져 힘줄이 완전히 파열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다행히 대부분의 오십견은 수술 없이 물리치료, 주사치료, 운동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꾸준히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통증을 완화한 후 어깨의 운동 범위를 회복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이어가야 하는데 심하지 않은 상태라면 3~6개월 가량 비수술치료를 진행하기만 하더라도 오십견으로 인한 주요 증상을 모두 개선할 수 있다. 어깨의 유착이 심한 경우, 관절 부위를 부분마취한 후 의료진이 직접 관절을 풀어주며 어깨 관절막을 한 층 부드럽게 만드는 관절가동술, 이른바 브리즈망 시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박준성 부평 혜성정형외과 원장은 “오십견이 발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는 비수술치료의 효과가 상당히 큰 편이다. 관절낭의 유착이 지나치게 심해 비수술치료가 어려운 상태에서는 수술이 불가피하므로 수술과 비수술 치료를 모두 진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 어깨 관절의 건강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바란다.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법을 적용하고 재활에 힘써야 관절 기능을 정상화하고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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