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경쟁 심화…빗썸 점유율 2배 ‘껑충’

4일 수수료 전면 무료로 15.1%→30.4%
타 거래소 점유율 하락…경쟁 심화 우려

빗썸 제공. 

 가상자산 거래소 양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업계 2위인 빗썸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수수료 전면 무료화 정책’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수수료 수익이 매출 대부분인 빗썸은 ‘제 살 깎아 먹기’라는 우려에도 단숨에 점유율 2배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전날 기준 빗썸의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점유율은 30.4%로, 무료 수수료 정책을 발표하기 전인 3일(15.1%)보다 2배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업계 1위인 업비트는 68.5%를 기록했으며, 지난 3일(82.3%)보다 13.8%포인트 떨어졌다.

 

 빗썸은 지난 4일 오후 6시부터 모든 가상자산에 대해 기존 0.04~0.25% 수준에서 0%로 수수료 전면 무료화를 실시했다. 거래 수수료 변경 대상 가상자산은 원화 마켓 241종과 BTC 마켓 24종 등 총 265종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빗썸의 영업수익에서 수수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9.95%로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은 파격적이다. 수수료 무료 정책의 기한도 정해놓지 않았다. 매출 전부를 포기하더라도 1위와의 점유율 간극을 좁히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빗썸은 이전에도 수수료 면제 전략으로 유동성 공급을 늘린 효과를 봤다. 빗썸은 지난 6월 BTC마켓 거래 수수료를 무료화한 이후 8월 원화마켓에서도 일부 종목에 한해 수수료를 면제한 바 있다.

 

 빗썸 관계자는 “지난 BTC 마켓 수수료 면제와 원화 마켓의 일부 가상자산 수수료 면제 전략이 유동성 공급을 늘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며 “이번 정책 도입과 함께 거래소 앱 편의성 개선 등을 통해 이용자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 살 깎아 먹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전체 가상자산 시장 규모와 이용자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수수료 무료 정책까지 나오면 결국 가상 자산 업계의 ‘제로섬 게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유통 시장의 80% 이상을 지배하는 사업자의 존재 자체가 시스템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빗썸의 전략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들은 점유율을 더 차지하기 위해 출혈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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