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으로 시간·비용 줄인다…CJ대한통운, GDC 가보니

CJ대한통운 인천 GDC 내 최첨단 물류 로봇 시스템 ‘오토스토어’ 전경. CJ대한통운 제공

 “일본에 거주중인 A씨가 모바일로 미국 쇼핑몰에서 마그네슘 영양제를 주문하자 인천 소재 CJ대한통운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에서 물류 로봇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시스템으로 ‘수출통관’이 이뤄지자 영양제가 담긴 보관 바구니를 로봇이 꺼내 건너편 작업자에게 가져다 준다. 제품이 담긴 배송박스가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하며 포장과정을 거친 후 발송 국가별로 자동 분류된다. 이 모든 과정이 20분도 걸리지 않는다. 박스들은 대형 간선차량에 실려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화물운송기를 타고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 현지 물류업체를 통해 통관·배송 과정을 거쳐 A씨 집에 도착한다”

 

 CJ대한통운이 글로벌 이커머스의 ‘물류 전진기지’이자 국내 유일 글로벌 권역 풀필먼트 센터인 인천GDC를 공개했다. GDC는 소비지역 인접 국가에 미리 제품을 보관한 후 국가별 주문에 맞춰 포장, 발송하는 물류센터다.

 

 2019년 국내 최초로 GDC 사업을 개시한 CJ대한통운은 글로벌 건강 라이프 쇼핑몰 ‘아이허브(iHerb)’를 대상으로 글로벌 물류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이 곳은 최첨단 물류 로봇 시스템 ‘오토스토어(Auto-Store)’를 도입해 최종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이경진 CBE운영팀장은 “증축에 따른 운영규모 확대와 함께 로봇•데이터 기반의 최첨단 기술력이 가미됨에 따라 GDC 운영의 초격차 경쟁력이 확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GDC, 로봇·데이터 무장… 당일 최대출고량 1.5배 증가 기대

 인천GDC 물류 작업공간으로 들어가자 16단으로 켜켜이 쌓여 있는 보관공간 위로 140대의 로봇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로봇이 와이어를 수직으로 내려 바구니 한 개를 끌어올려 건너편 작업자에게 전달하면 일본·싱가포르 등 해외주문자에게 안전하게 배송된다.

 

 이것이 CJ대한통운이 최근 센터 내 약 6264㎡(1895평) 규모의 공간을 증축하고 도입한 물류 로봇 시스템 ‘오토스토어’다. 소비자 주문이 들어오면 실시간으로 로봇이 움직이며 물건이 담긴 Bin(보관 바구니)을 꺼내 출고 스테이션 작업자에게 전달한다.

 

오토스토어 스테이션 모습. CJ대한통운 제공

 오토스토어는 스스로 재고를 재배치하는 역할도 한다. 피킹 로봇이 돌아다니며 주문량이 많은 물건들을 위쪽에 알아서 배치시켜 놓는다. 

 

 이경진 CBE운영팀장은 “고정식 철제 선반에 팔렛트 단위로 보관하는 ‘랙 방식’과 비교 시 공간을 더욱 촘촘히 활용할 수 있어 보관 효율성이 4배 향상될 뿐 아니라 출고처리 능력도 2.8배 증가한다”며 “물류 현장에서 오토스토어를 실제 운용하는 곳은 국내에서 인천GDC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현재 최종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12월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OTP(Order-To-Person)’ 방식의 QPS(Quick Picking System)도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주문(Order) 정보가 입혀진 박스들이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하다 작업자 앞에 멈춰 서면 작업자는 화면에 표시된 주문정보를 확인 후 본인 앞에 놓여 있는 제품을 박스 안에 넣기만 하면 된다.

 

 이 팀장은 “사람이 제품을 직접 찾으러 가는 ‘PTG’ 방식 대신, 주문 정보가 담긴 박스를 자동으로 전달해주는 ‘OTP’ 방식과 제품이 사람을 알아서 찾아가는 ‘GTP’ 방식의 시스템을 활용해 물류 효율성은 물론 작업 편의성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QPS와 오토스토어를 함께 운영함에 따라 당일 최대출고량은 기존 2만 상자에서 3만 상자로 1.5배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포장·검수·분류도 자동화… 친환경 바코드도 적용

 작업장 한 켠에는 자동 박스제함기들이 쉴 새 없이 박스를 접고 있다. 이 곳에서는 크기가 서로 다른 7종류의 박스들이 제함된다. 

 

 이 팀장은 “인천GDC는 입고되는 모든 제품들의 체적 정보를 데이터화하고 있으며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의 종류와 수량에 맞춰 7종 중 가장 적합한 크기의 박스를 현장에 투입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적 박스를 사용해 박스 내 빈 공간을 최소화하고 박스 측면에 표기하는 박스바코드에 코팅라벨 대신 ‘오징어먹물’식 잉크를 사용해 불필요한 종이 사용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CJ대한통운이 지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인천GDC에서 대체한 코팅라벨은 약 2200만장에 달한다.

 

 제함된 박스에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이 모두 담기면 이 박스는 자동 컨베이어를 따라 검수공간으로 이동한다. 박스가 컨베이어에 설치된 중량검수대를 지나는 즉시 화면에 무게가 표시된다. 이미 데이터화 한 제품별 무게 정보를 활용해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이 알맞게 들어갔는지를 검수하는 작업이다. 

 

중량검수대 모습. CJ대한통운 제공

 중량 검수에서 ‘정상’ 처리가 되면 3D 스캐너가 박스 내 빈 공간을 측정하고 최적량의 완충재를 자동으로 넣는다. 박스 테이핑, 송장 부착 작업도 모두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후 ‘휠소터(Wheel-Sorter)’가 국가별로 분류하면 작업자들이 간선차량에 박스를 싣는다. 작업이 마무리되면 간선차량들은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각 국가별 노선에 맞춰 발송된다.


◆물류 전진기지 역할…배송시간·물류비도 줄여 

 연면적 약 2만㎡(6117평) 규모의 인천GDC는 5백만 개 이상의 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센터로 아시아 물류기업 GDC 중 가장 큰 규모다. 미국에서 받은 제품들이 보세상태로 보관돼 있다가 일본, 싱가포르, 호주, 카자흐스탄 등 아시아·태평양 4개 국가 소비자가 주문하면 수출통관 및 물류과정을 거쳐 항공으로 운송된다고 CJ대한통운 측은 설명했다.

 

 이를 통해 물류비 절감과 배송시간 단축이 가능해진다. 이 팀장은 “인천GDC가 ‘전진기지’ 역할을 하면서 물류 효율성은 물론 고객사, 소비자의 만족도까지 높아지고 있다”며 “고객사와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성공적인 인천GDC 운영 경험을 토대로 아이허브와 협력해 사우디에서 중동 지역 인근 국가로 발송하는 ‘사우디GDC’도 구축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국내 최고·최대규모의 GDC 운영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CBE 물류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AEO(Authorized Economic Operator,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업체) 인증을 획득해 통관 서비스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았으며, 인천GDC는 첨단화·자동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물류센터 1등급 인증을 받았다. 

 

 이 팀장은 “압도적인 GDC 운영역량을 바탕으로 시간·공간 제약을 뛰어넘는 ‘초국경택배’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운영 프로세스에 최적화된 첨단기술을 확대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CBE 물류시장 ‘톱 플레이어(Top Player)’의 입지를 굳히겠다”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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