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중앙아시아가 뜬다…건설사, 해외 신시장 개척 사활

 

김헌동 SH공사 사장과 바트바야스갈란 잔산 울란바토르시 의장이 간담회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SH공사 제공

국내 건설 경기 침체로 주요 건설사들의 먹거리 확보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건설업계가 몽골과 중앙아시아 등 해외 신시장을 개척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몽골은 최근 ‘K컬처’의 확산으로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시장 진출이 용이하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이 위치한 중앙아시아는 구소련 당시 건설된 도로와 철도 등 인프라의 심각한 노후화로 개보수 필요성이 높아졌다.

 

 건설업계는 이처럼 성장잠재력이 높고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해외 신시장을 적극 개척해 해당국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미래성장 기반을 마련해 불황을 타개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몽골과의 협력 체계를 강화한 기업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다. 13일 SH공사에 따르면 지난 7일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바트바야스갈란 잔산 울란바토르시의회 의장과 면담을 갖고 양자간 상호 교류증진 및 코로나19로 단절됐던 협력재개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바트바야스갈란 의장은 울란바토르시의 공공주택 및 게르(천막 형태의 가옥)촌 재생 등 도시개발 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전문가 인적교류 및 노하우 공유 등 상호협력과 SH공사 건설사업장에 몽골 인력 배치 등을 요청했다.

 

 김헌동 사장은 국내 대규모 전략거점 개발사업지를 소개하고 도시개발 노하우 및 정보 공유 등을 위한 인적교류와 몽골 건설노동자 참여 프로그램 검토 등을 약속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와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등 굵직한 해외사업에 참여했던 코오롱글로벌도 최근 몽골에서 수주 소식을 전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8월 몽골 건설 및 도시개발부가 발주한 울란바토르 솔롱고 1‧2차 공공주택 공사 낙찰통지서를 접수했다. 수주금액은 2957억원이다. 1차는 2712가구(9만4596㎡), 수주금액은 1605억원이며 2차는 2290가구(7만7344㎡), 1352억원이다. 총 5002가구이며 공사기간은 각 41개월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6월 카자흐스탄의 수도권제1순환도로 격인 ‘알마티 순환도로’를 개통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 IC 전경. SK에코플랜트 제공

 이 사업은 카자흐스탄이 진행한 첫 인프라 민관협력사업(PPP, Public Private Partnership)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SK에코플랜트는 총 사업비 7억4000만 달러(한화 9500억여원)의 해당 사업에 한국도로공사와 알랄코, 마크욜 등 튀르키예 건설사 두 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중앙아시아에서 카자흐스탄 다음 가는 국토 규모를 가진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현지시간 지난달 18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크라운프라자 호텔에서 우리나라 녹색산업의 우즈베키스탄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현대건설, 삼성물산,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지에 진출한 9개 국내 기업 및 기관 관계자들을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풍부한 해외진출 경험을 가진 DL이앤씨와 대우건설도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경제 대표단과 논의한 66조원 규모의 인프라 건설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중앙아시아 진출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투르크메니스탄 지사를 지난달 31일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슈하바트에 열었다.

 

 

바이무랏 안나맘메도브 투르크메니스탄 건설·전력·생산 담당 부총리(왼쪽)와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오른쪽)이 현지시간 10월 31일 투르크메니스탄 수도 아슈하바트에서 열린 투르크메니스탄 지사 현판식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은 투르크메니스탄의 발칸주 투르크멘바시시(市)에 연산 115만5000톤의 요소와 66만톤의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키얀리 요소-암모니아 비료 플랜트’와 아슈하바트 동쪽으로 500km에 떨어져 있는 투르크 제2도시 투크르메나밧에 위치한 ‘투르크메나밧 비료 플랜트’ 프로젝트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업계 관계자는 “우리 건설기업이 중동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쌓은 다양한 준공 경험과 성실한 이미지, 뛰어난 건설 기술에 대한 평가 등이 겹치면서 최근 몽골과 중앙아시아 시장에서 국내 건설사들에 대한 수요가 높다”며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통해 해당 국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향후 관련 사업 연계 등 풍부한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 해외 신시장 개척은 업계에서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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