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은의 가가호호] 단독입찰만 해도 다행…건설사 수주전이 사라졌다

노량진 1구역 조감도. 서울시 제공

 알짜 사업장을 따내기 위한 건설사 간 치열한 수주전이 사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건설사가 과거와 같은 물량공세보다는 사업성이 뛰어난 지역에만 입찰하는 ‘선별적 수주전략’으로 전환했다. 출혈 경쟁을 지양하면서 서울 여의도와 경기도 과천 등 주요 정비사업장도 유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삼성물산이 과천주공10단지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독 응찰하면서 시공사 선정이 유찰됐다. 미응찰 등 사유로 두 차례 이상 유찰된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수의 계약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입찰보증금 200억원을 납부한 삼성물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되면서 해당단지의 시공사로 선정될 것이 유력하다. 과천시의 마지막 재건축 단지인 과천주공10단지는 지하철 4호선 과천역 역세권에 위치해 있고 용적률 86%로 사업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준공년도는 1984년이다. 

 

 서울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 시공사는 대우건설의 수의 계약이 유력하다. 지난 9월 열린 시공사 입찰에서 대우건설만이 참여의향서를 제출해 유찰됐다. 당초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 간의 양자 대결이 유력했지만 1차 입찰공고에 대우건설만 참여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알짜부지에는 입찰에 참여하고 보자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업계 불황과 원재자값 인상으로 인한 조합과의 갈등, 출혈경쟁으로 인한 비용지출 지양 등의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이젠 수주 가능성과 사업성이 높은 지역을 신중히 고르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주목받는 지역도 있다. 바로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노량진 1구역이다.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일대이며 공사규모는 최고 33층, 28개동, 2992가구다. 총 공사비는 1조926억원에 달한다.

 

 지난 9월15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과 GS건설,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금호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참석했다. 삼성물산과 GS건설의 양자 대결을 예상하는 가운데 포스코이앤씨의 참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불필요한 출혈경쟁과 홍보전을 최대한 지양하는 분위기는 있지만 노량진 1구역의 경우 시공사 선정시 ‘우리가 지었다’는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귀띔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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