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동호 모나미 팀장 “디자이너에서 마케팅까지, 변화의 바람 함께 겪었죠”

신동호 모나미 마케팅팀 팀장 프로필. 모나미 제공

 

무려 15년이다. 신동호 모나미 마케팅 팀장은 지난 2008년 디자이너로 입사해 지금까지 모나미의 이미지 메이커로서 활동하고 있다. 입사 7년 차가 되던 해 마케팅 팀에 합류한 그는 참신한 사고들로 기업 브랜딩 작업에 임했으며, 모나미의 격변을 가까이서 지켜봐왔다.

 

“(직무 이동 당시)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시기였어요. 기존과 다른 새로운 관점을 가진 인재가 필요했고, 디자이너로서 감성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제가 발탁됐죠. 디자인과 마케팅은 ‘창의성’과 ‘창작자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접점이 있어요. 계속해서 새로움을 찾아내고, 사고를 확장하면서 문제를 해결하죠. 그런 면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자신해요.”

 

그가 말하는 모나미는 더 이상 옛날의 ‘가성비 볼펜’ 브랜드가 아니다. 강산이 6번이나 바뀌고도 남을 세월을 지낸 모나미는 시대적인 변화에 맞춰 제품을 ‘프리미엄화’하기 시작했다. 학령인구(6~21세) 감소로 경영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이는 곧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기회가 됐다. 모나미는 2014년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며 이미지 탈피를 시도했고, 한정판으로 내놓은 ‘모나미 153 리미티드 에디션’이 두 시간 만에 완판되며 환골탈태했다. 

 

“‘문구’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 중이에요. ‘펜’도 단순히 필기구가 아니라 넓은 관점에서 글을 쓰고 그림도 그릴 수 있는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로 정의할 수 있어요. ‘쓰다’에서 ‘그리다’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학령인구 감소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다고 여겨요. 패러다임을 바꾸니 진출할 수 있는 필드는 물론 경쟁 시장도 넓어졌죠.”

모나미 스토어 성수점 매장 내부 모습. 모나미 제공
모나미 잉크랩 체험존 모습. 모나미 제공

‘모나미 스토어’도 이러한 달라진 브랜드 이미지를 적극 어필하고자 마케터들이 구상한 공간이다. 문구점이라는 개념을 넘어 펜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경험의 공간이자 소통의 창구다. 판매는 물론 나만의 잉크펜을 만들어보는 체험 프로그램(잉크랩)과 153 볼펜 DIY존, 무인자판기 뽑기존 등 문구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장치들이 마련돼있다. MZ를 비롯해 청년, 중장년까지 모든 연령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취향이 모두 다르고 개인의 개성이 강해진 ‘초개인화 시대’인만큼, 고객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찾고 표현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판단했어요. 문구 매개로 소비자와 적극 소통하려는 거죠. 사실 잉크랩은 한남사거리에 있는 편집인 ‘비이커’ 매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향수 원액을 섞어 나만의 향수를 조향하는 키트가 있더라고요. 이를 벤치마킹해 우리는 고객이 직접 원하는 컬러를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게 했죠.”

 

신동호 팀장은 모나미 마케터로 활동하는 게 즐겁다. ‘오래된’, ‘저가’라는 고착화된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마음껏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MZ세대가 관심있어 하는 여러 국내외 브랜드와 협업은 물론이고, 이상봉 같은 패션 디자이너와 의류를 선보이기도 한다. 환갑 넘은 모나미의 앞으로 60년이 기대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나미의 카테고리를 ‘라이프’로 확장하고 싶어요. 삶을 함께하는 친구 같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 지난 6월, 9월 F/W 모나미 패션 랩을 론칭했고, 내년에는 복합 쇼핑몰에 색다른 콘셉트의 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에요. 팀원들과 함께 모나미가 가진 가치를 여러 영역으로 전달하려고 해요.”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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