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서열 재편되나…코빗, 4년 만에 3위 차지

‘수수료 전면 무료화 정책’ 효과

 일부 가상자산 거래소가 ‘수수료 전면 무료화 정책’을 시행한 지 두 달이 지나면서 점유율 지각변동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내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호황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면서 점유율 확보를 위한 거래소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6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빗썸의 하루 거래량은 17억1596만달러(약 2조2238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3개월 전인 지난 9월20일 거래량인 1억1888만달러와 비교하면 14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2위 빗썸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점유율 90%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업비트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고 있다. 9월 20일 업비트의 하루 거래량은 17억7001만달러로 빗썸보다 15배 많았다. 그러나 이날 업비트 하루 거래량은 31억7641만달러(4조1159억원)로, 빗썸보다 1.8배 정도 거래량이 차이나면서 큰 폭으로 격차를 줄였다.

 

 3∼4위 점유율 경쟁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각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코빗의 하루 거래량은 1695억원, 코인원은 755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빗은 지난 16일 오후 646억원의 거래량을 기록해 3위를 차지했다. 2019년 3월 4일 이후 4년 만에 3위 자리를 탈환한 셈이다. 코빗에 3위 자리를 내준 코인원은 지난 16일 645억원으로 4위로 물러났다.    

 

 이처럼 빗썸과 코빗이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던 것은 무료 수수료 정책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일부 가상자산에 대해서만 수수료를 면제해온 빗썸은 지난 10월 수수료 전면 무료화를 전격 시행했다. 코빗 역시 지난 10월 20일부터 거래 지원을 하는 가상자산 전체에 대해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치고 있다. 거래소들은 수수료 매출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러한 결정은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매출 전부를 포기하더라도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이들 거래소가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코빗은 하반기 이어진 코인 상장의 수혜도 봤다.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개발한 코인 위믹스(WEMIX)를 상장한 코빗은 이달 8일 이후 거래량이 대폭 증가했다. 코빗 관계자는 “코빗의 거래량 상승은 위믹스 상장과 신한은행 입출금 한도 상향, 수수료 무료 효과가 두루 어우러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가상자산 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거래소 간 점유율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정석문 코빗 정석문 리서치센터장은 “제도권 자금의 유입은 연준의 긴축 정책 종료 또는 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가속화될 것”이라며 “여기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을 통해 제도권 자금의 유입 경로가 확보될 경우 가상자산 시가총액 성장률은 2023년 수준을 능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내년 4월로 예상되는 비트코인 반감기도 매번 그랬듯이 투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내년 가상자산 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거래소들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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