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AI 애널부터 AI 설계사까지…금융권 AI 활용 ‘무궁무진’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ChatGPT 기반 자산관리 지원 플랫폼인 ‘유진AI애널리스트’을 개발했다. 사진은 프라이빗 뱅커(PB)가 유진AI애널리스트를 활용해 고객에게 투자 설명을 하는 모습. 유진투자증권 제공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금융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AI 애널리스트가 작성하는 리포트가 나오고 AI로 보험 가입도 가능해졌다. 이 중 채팅하는 로봇을 의미하는 ‘챗봇(Chatbot)’은 금융권에서 가장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챗봇은 AI를 통해 문자나 음성으로 인간과의 대화가 가능하게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이에 상담 업무가 중요한 금융권에서는 챗봇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기자가 직접 사용해 봤다.

 

 1일 치아 보험에 가입을 고민하던 차에 실손보험 가입한 보험사의 챗봇을 직접 접속했다. 우선 보험사 앱을 켜 메인화면에 있는 ‘챗봇’을 눌렀다. 챗봇 채팅창에 ‘치아’를 입력하니 다이렉트로 저렴하게 가입할 건지, 전문가를 통해 상담할 건지 선택하라는 메시지가 떴다. ‘다이렉트로 저렴하게 가입’을 누르니 바로 치아보험에 대한 주요 보장 내용이 나왔다. 바로 ‘가입하러 가기’를 선택하니 약관부터 보장 안내, 가입 예시, 보험료 알아보기 등 소비자 입장에서 알고 싶은 내용을 자동으로 안내해 줬다.

 

 전화 상담이 부담스러운 고객 입장에서 챗봇이 굉장히 유용해 보였다. 또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시점에 접근 가능해 진입 장벽이 낮아 편리하다. 이어 ‘보험료 확인’을 누른 후 성별, 생년월일, 직업을 입력하니 보험 기간부터 보장 내역, 가격 설정 등을 본인이 선택하고 예상 만기 환급금 및 환급률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는 데는 2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현대해상은 ‘자동차보상 AI음성안내 시스템’을 통해 AI 음성봇이 자동차 사고 초기 안심콜과 보상 업무 진행사항을 전달해 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현대해상 제공

 물론 실제로 가입하려면 보장 내역과 약관 등을 꼼꼼히 읽어야 해서 시간은 더 걸리지만, 알고 싶은 내용을 파악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한눈에 내역을 확인할 수 있어 이해도 빨랐다. 상품 가입뿐 아니라 보험료 수령부터 궁금증 해소까지 다양한 내용의 상담이 가능하다. 직접 전화해 상담사가 연결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며, 상담사와의 대화 중 감정 소모를 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가장 큰 매력이다.

 

 이제 금융권은 대(對)고객 서비스뿐 아니라 정보 보안, 이상거래 탐지, 컴플라이언스 등 업무 전반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선 KB손해보험이 지난해 8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AI가 적용된 ‘미래컨택센터(FCC·Future Contact Center)’를 구축했다. 또 현대해상은 AI 음성봇이 자동차 사고 초기 안심콜과 보상 업무 진행 상을 전달해 주는 ‘자동차보상 AI음성안내 시스템’을 선보였다. 삼성화재와 교보생명은 AI 기술을 통해 보험사기 특징을 선택하고 학습해 이와 유사한 행동을 보이는 대상을 찾아냄으로써 보험사기 수법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KB손해보험은 AI를 적용한 상담 서비스인 ‘미래컨택센터(FCC·Future Contact Center)’를 제공 중이다. KB손해보험 제공

 증권업계에선 AI 애널리스트가 조만간 등장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내년 중으로 리포트 작성뿐 아니라 다양한 업무에 AI 애널리스트를 활용할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Chat(챗)GPT 기반 자산관리 지원 플랫폼인 ‘유진AI애널리스트’ 개발을 완료하고 종합자산관리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활용한다. 

 

 앞으로 금융권에서의 AI 활용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김도연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사와 고객 간 정보 비대칭성 해소, 개인화 등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디지털화는 아직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며 “향후 기술 및 서비스 고도화가 지속해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은정·이주희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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