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집단행동 9일째, 전공의 집 찾아가 복귀명령…고발 초읽기

전공의 면죄부 D-0
복지부, 자택방문해 명령 전달
직접 교부로 송달 효력 발생
미복귀자 고발…경찰 수사 진행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복귀 시한을 하루 앞둔 28일 서울 한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전공의 마지막 복귀 시한으로 정한 29일을 하루 앞두고 각 수련병원의 전공의 대표자 등을 직접 찾아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렸고, 또한 사법 절차를 위한 준비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대한 의료계 반발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대표성을 갖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28일 정부와 경찰,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이날 전공의 집을 찾아가 명령을 직접 전달했다. 행정절차법에 따르면 송달하려는 장소에서 대상자를 만나지 못했을 때는 동거인 등 대리인에게 문서를 교부할 수 있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송달을 거부하면 그 사실을 수령확인서에 적고 문서를 송달할 장소에 놓을 수 있다. 

 

 복지부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다. 통상적으로 공무원이 민원인 등의 거주지를 방문할 때는 반발 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경찰과 함께 동행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명령 송달은 문자 메시지나 우편을 통해서도 하고, 직접 교부도 해왔다”며 “송달 효력을 문제 삼을 수 있어 이에 대응하고자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자택 방문으로 전공의 고발을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전날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을 교사·방조하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전공의 집단사직이 이어진 상황에서 정부가 의사들을 고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 5명과 인터넷에 선동 글을 올린 ‘성명불상자’를 고발한 사건을 이날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복지부는 29일 이후 정상 근무일인 다음 달 4일 병원에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 수를 파악하는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미복귀자에 대한 집계를 토대로 복지부가 경찰에 고발하면 경찰이 피고발인에게 즉시 출석요구서를 보내는 등 정식 수사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이날 의대 증원에 대한 의료계 반발과 관련해 “의사협회는 대표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접촉해 보면 의협은 대표성을 갖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큰 병원, 중소병원, 전공의, 의대생, 교수의 입장의 결이 다른 부분도 있다”며 “의료계에서 중지를 모아서 제안해 주십사 요청하고 있는데, 아직 가시적인 합의를 이룬 것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의대 학장단체가 대학이 수용할 수 있는 증원 규모가 350명이라고 제시한 것과 관련해 “보건의료에 관한 인력수급 문제는 헌법이나 법률상으로 보면 정부가 책임지고 결정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이는 정부가 애초에 제시한 증원 규모 2000명이라는 방침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전공의 근무지 이탈 등 집단행동이 벌어진 지 9일째를 맞은 의료 현장은 여전히 극심한 불편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전체 의사 930여명 가운데 192명에 달하는 전공의 대다수가 사직해 수술 일정을 미루는 등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대전 지역의 상급종합병원인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은 각각 정규 수술의 약 40%, 20%를 미루거나 취소한 상태다. 암·뇌·심혈관계 질환 등 중증 환자를 중심으로만 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대병원은 이번 주부터 전체 12개 수술실 가운데 8개만 운영 중으로 나머지 4개는 운영을 중단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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