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마시는 맥주는 더 맛있다. 수제맥주 플랫폼 생활맥주가 국내 양조장과의 상생 프로젝트를 통해 소비자와의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탭테이크 오버’는 소비자들이 양조장에 가지 않고 각 양조장의 수제맥주 라인업을 만나볼 기회다. 생활맥주가 기획한 상생 프로젝트로 부산의 ‘갈매기 브루잉’과 ‘브루어리 304’가 참여해 수제맥주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탭 테이크 오버 행사 시작을 알린 건 생활맥주 로컬 양조장 상생 프로젝트인 ‘KCBC 밋 더 브루어(KCBC(Korea Craft Brewes Club) MEET THE BREWER)다. 수제맥주를 양조한 양조사를 직접 만나 양조장에 대한 소개와 비하인드 스토리, 맥주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직접 시음을 해볼 수 있는 행사다.
22일 서울 생활맥주 여의도 진지 점에서 갈매기 브루잉 스티븐 올솝(STEVEN ALLSOPP)이 참여한 ‘밋 더 브루어’가 열렸다.
갈매기 브루잉은 부산지역 최초의 현대식 양조장이다. 스코틀랜드 출신 스티븐 대표를 주축으로 다국적의 직원이 운영해가고 있다. 부산이 고향인 스티븐은 부산을 연고지로 하는 프로야구 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기도 하다. ‘갈매기 브루잉’이라는 이름도 이러한 이유로 탄생했다.
스티븐은 “맛있는 맥주를 마시려면 홈브루잉을 해야 했다. 당시엔 수입맥주의 유통 관리도 잘 안 되고 오래된 맥주가 많았다. 신선한 맥주보단 일본에서 판매되다 남은 맥주를 국내에 들여오는 추세라 아쉬웠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맥주 생산에서 고객에게 전달되기까지의 냉장유통도 중요한 이슈였다. 스티븐은 “대형회사의 맥주는 고객에게 제공되기 직전 냉각기를 거쳐 제공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고 했다. 생활맥주와의 협업도 이러한 연유로 시작됐다. “생활맥주는 콜드체인을 유지하며 냉장유통을 중시했다”며 “양조장 입장에서는 여러 개의 매장 운영이 불가하다. (생활맥주 매장에서) 다양한 브루어리 맥주를 선보일 수 있어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 설립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해 갈매기 브루잉의 대표 맥주를 맛보며 그에 얽힌 ‘썰’을 들어볼 수 있었다. 정규 라인업에 포함된 코어(CORE) 메뉴와 스페셜 메뉴를 포함해 총 다섯 종이 소개됐다.
붉은빛이 감도는 ‘어른이’, 갈매기 브루어리의 대표 맥주인 ‘갈매기 IPA’에 이어 뉴잉글랜드 스타일의 ‘해’가 소개됐다. ‘매일매일 페일에일’에 관해서는 “도수를 낮춰 부담이 없고 IBU(쓴맛)이 낮다. 이름처럼 ‘매일매일’ 마셔도 취하지 않고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다”고 추천해다.
그중에서도 ‘바닷바람’은 평소 맛볼 수 없었던 신기한 메뉴였다. 독특한 맛에 참석자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유자와 천일염을 주재료로 한 ‘바닷바람’은 박테리아에서 유산균을 뽑아 효모로 발효를 거쳐 대량의 유자를 투하해 만든 메뉴다. 시큼한 맛이 특징인 고제(Gose) 맥주 스타일로 바닷물 대신 천일염으로 짠맛을 냈다는 설명이다.
사전 신청을 통해 모인 ‘맥덕(맥주 덕후)’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기회였다. 소소하게 맥주를 즐기는 참가자부터 막걸리 양조장을 하는 참가자, 집에서 직접 홈브루잉을 하고 있다고 밝힌 참가자도 있었다. 스티븐 대표는 “2년 전부터 캔 맥주 생산을 시작했다. 이제 콜드체인 시스템이 자리 잡았다고 생각하고, 향후 더 다양한 메뉴를 캔으로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탭테이크 오버’는 오는 20일까지 생활맥주 공덕역점, 삼성코엑스2호점, 삼성역점에서 진행된다. 생활맥주 여의도 진지 점에서 개최되는 ‘밋 더 브루어’는 ‘갈매기 브루잉’에 이어 오는 7일 ‘브루어리 304’가 참여한다.
행사를 기획한 생활맥주 관계자는 “새로운 주류를 찾아 마시는 문화에 가장 잘 어울리는 프로젝트”라 자신하며 “이번에도 많은 분께서 참여해 주셔서 새로운 로컬 양조장에 대해 알아가시는 시간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