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 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가격까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소비자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 독자의 시선을 끌었다.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과실 물가 상승률은 40.6%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1%)보다 37.5%포인트 높았다. 과실 물가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1985년 1월 이후 40년 만에 가장 큰 격차다.
가격 상승은 사과와 배가 주도했다. 사과 물가 상승률은 71.0%, 배 물가 상승률은 61.1%, 복숭아 물가 상승률은 61.2%를 기록했다. 특히 사과·배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다.
사과 10㎏당 도매가격은 2배 넘게 뛰어 역대 최대인 9만원대를 넘어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사과(후지·상품) 10㎏당 도매가격은 9만1500원으로 1년 전(4만964원)보다 123.4%나 올랐다. 배(신고·상품) 15㎏당 도매가격은 10만원대를 넘어선 10만2800원을 기록했다.
오렌지와 바나나, 파인애플 같은 수입 과일 가격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 정부의 ‘무관세’ 조치에도 지난해보다 상승했다. 바나나 다음으로 수입량이 많은 오렌지 가격은 이달 중순 기준 10개에 1만7723원으로 지난해 3월 중순(1만6276원)보다 8.9% 올랐다. 바나나 가격은 이달 중순 기준 100g당 338원으로 1년 전(325원)보다 4% 비싸다.
정부가 발 벗고 나서 할인 지원에 예산을 투입하며 과일 가격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안정화되질 않고 있다. 더불어 할인 지원에 한계가 있고, 생산량이 줄어든 상태인 만큼 가격이 더 상승할 가능성도 남아있어 우려가 크다. 이에 정부는 다음 달까지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예산 920억원을 모두 소진할 예정이다.
치솟는 먹거리 물가는 과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가격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코코아 선물 가격은 t당 7049달러(약 928만원)로 올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20.3% 비싸고, 연초 대비 64.9%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기후재해에 병충해까지 더해지면서 생산량이 급감한 건데, 초콜릿 가격 인상도 불가피해 보인다. 글로벌 제과업체는 줄줄이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