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법 시행 3년’ 보완 입법은 국회서 ‘쿨쿨’

"새마을금고에 금소법 적용…장애인 권리 보장 강화" 목소리
금융사에 '횡재세' 도입 주장도…총선 앞두고 금소법 개정안 논의 부진

국회에 계류된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 자료=국회 의안정보시스템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이 시행된 지 3년이 돼가지만, 보완 입법을 위한 움직임은 더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1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이후 현재까지 발의된 금소법 개정안은 9건이다. 최근 1년 사이에만 금리인하요구권의 행사 설명 강화, 금융회사에 ‘횡재세’ 부과, 금소법 적용 범위 확대 등을 골자로 한 금소법 개정안이 여럿 발의됐지만, 상임위 문턱을 넘은 개정안은 단 한 건도 없었다.

 

 한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제21대 국회 임기가 막바지에 이른 상황이라 법 개정 동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고 풀이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소법 개정안 대부분이 금융소비자를 위한 내용”이라며 “통상 입법 자체가 선거를 전후로 계류하다 ‘승자독식’ 정치 체제에 따라 크게 움직인다. 여기에 큰 일이 터지고 나서야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입법이 이뤄진다. 결국 피해를 보는 건 국민”이라고 꼬집었다.

 

 그동안 발의된 개정안을 살펴보면, 우선 양정숙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해 1월 금융상품판매업자 등이 금융소비자에게 개인신용정보 무료 열람권과 금리인하요구권의 행사 방법 및 절차를 상세히 설명하도록 의무화한 금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양 의원은 “2020년 기준으로 20세 이상인 전체 성인 중 약 2.7%만이 개인신용정보 무료 열람권을 행사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금융상품판매업자의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개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양 의원은 지난해 8월엔 금융거래 때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도록 현행법상 금융상품판매업자 등의 책무에 관련 규정을 명시하자는 내용의 금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개정안은 금융상품판매업자 등이 장애인에게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횡재세’ 성격의 부담금을 신설하자는 내용의 금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엔 금융회사가 지난 5년 동안의 평균 순이자수익 대비 120%를 초과하는 순이자수익을 얻을 경우, 해당 초과이익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상생 금융 기여금’을 부과·징수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렇게 거둔 기여금은 금융 취약계층 및 소상공인을 포함한 금융소비자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직접적인 지원사업에 쓰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같은 당 박재호 의원이 지난해 3월 대표 발의한 금소법 개정안은 금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금융위원회에 적극적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게 골자다. 해당 법안은  금융위가 금융취약계층의 보호 및 금융역량 향상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 관련 자료의 제출을 금융상품판매업자 등에게 요구할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융상품판매업자 등의 내부통제기준에 금융취약계층의 편리한 금융생활 지원과 금융피해 방지에 관한 사항을 포함시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지난해 3월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모든 상호금융업권을 금소법 적용하에 두는 내용의  금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상호금융 중에선 신협만이 금소법 적용 대상인데, 농·수산업협동조합, 산림조합 및 새마을금고도 ‘금융회사’로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4월 박덕흠 의원도 금소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농협에서 2020년부터 판매해온 고금리 금융상품의 약관을 고객들에게 불리하게 변경해 통보했다가 논란이 일자 이를 철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농·수산업협동조합에도 금소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총선이 눈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법 개정을 위한 별다른 진척이 없다. 한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총선 후 특정 법안에 반대했던 의원의 입장 변화 여부가 법안 통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법 제정 당시 도입에 실패한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은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두 내용 모두 금융상품판매업자가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금융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칠 경우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묻자는 게 핵심이다.

 

국회에서 현 금융소비자보호법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입법 활동이 더딘 실정이다.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보완 입법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오현승 기자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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